"中증시 폭락 심리적 패닉이 이유, 장기적으로 강세장 유효"

"최근 중국 증시 폭락의 원인은 투자자들의 심리적 패닉이 주요 이유였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국내 대형 자산운용사에서 중국펀드를 운용하는 한 펀드매니저의 분석이다. 그는 중국 증시 하락세가 이어진 29일 "많은 투자자들이 마진거래로 주식을 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 모멘텀이 조금만 변해도 투자 심리는 바로 얼어붙을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차익실현 매물 등으로 인해 중국 본토시장의 경우 변동성 확대 구간이 좀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펀드IR 기사 자세히보기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마진거래는 투자자들이 증권사로부터 대출받아 주식을 매수하는 것이다. 보유 주식을 담보를 대출을 받기 때문에 주가가 하락하면 빚을 갚기 위해 투자자들은 주식을 팔아야 한다.

이 매니저는 다만 "중국 경제의 안정적 성장 기조 유지, 지준율 인하, 고정자산 투자 지속, 가계자산의 금융자산 이동, 자본 시장 개방 등의 호재로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시각이 우세하다"고 강조했다.

운용업계 관련 펀드매니저들의 시각도 대체로 비슷했다. A운용사 매니저는 "단기적으로는 높은 변동성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좀 더 긴 시각에서 보면 강세장(bull market)이 아직은 끝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장기 트렌드 자체가 바뀌기 위해선 경제 위기나 통화 정책 방향의 명백한 긴축 전환 등 시장의 펀더멘털 변화가 있어야 하지만 현재 중국의 랠리를 주도하고 있는 개혁과 혁신, 통화정책 완화 등과 같은 동력들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매니저는 "기술적 조정이 시장의 움직이는 속도에 영향을 줄 수는 있어도 방향 자체를 바꿔버릴 정도는 아닐 것"이라며 "이번 조정 사이클 지나면 투자자들은 이전보다 신중한 태도를 취할 것이고 향후 증시에 대한 기대 수익률이 낮아져 펀더멘털 우량주에 대한 관심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B운용사 매니저는 "중국본토 증시의 하락은 시기의 문제일 뿐 불가피한 측면이 컸다고 본다"며 "다만 하락의 폭과 속도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진행된 이유는 올 들어 급증한 시장 내 레버리지 거래(신용거래) 청산에 기인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증권사를 통하지 않은 신용거래에 대한 규제가 강해질 것이라는 루머가 돌며 중국 본토 증시의 레버지리 축소과정이 진행됐고 지난 26일부터 이날(29일)까지 중소형 주식들에서 투매성 하락이 연속으로 나타나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C운용사 매니저도 "최근 들어 과열양상으로 치닫던 시장의 과도한 상승의 주범은 고평가 중소형주들"이라며 "이들 중소형주는 증권사의 신용융자 대상에 해당되지 못하기 때문에 오히려 비제도권의 더 위험한 레버리지를 통한 매수의 영향을 더 크게 받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선 중국 증시의 상승 추세가 그대로 유지될 것이란 시각엔 이견이 없었다. B·C운용사 매니저 모두 "여전히 중국정부의 주식시장 부양 정책의지는 강한 것으로 보여 추가적인 급락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이번 조정을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장기 성장이 가능한 우량 대형주를 비롯해 금융과 소비재, 산업재 등을 유망업종으로 꼽았다.

한국 증시와 관련해선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A운용사 매니저는 "국내 증시 하락은 그리스 사태와 맞물려 전반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라며 "중국 증시 급락은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 등 내부적인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볼 수 있어 한국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B운용사 매니저는 "그 동안 중국 증시는 자체 유동성으로 많이 상승한 것으로 한국증시와 특별한 상관 계가 있다고 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C운용사 매니저도 "중국 증시 급등은 사실상 한국을 포함한 해외증시와 상관없이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에 향후에도 한국 증시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보긴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