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가 뿌린 '한류 씨앗' 베트남서 결실 맺다

머니투데이

호찌민(베트남)=민동훈 기자

이달 11일 베트남 호찌민 도심 지아딘 공원에서 진행된 '수상한그녀' 베트남 버전 '엠라 바 노이 쿠어 안(내가 니 할매다)' 촬영현장에서 판씨네(Phanxine) 감독(앞줄 맨 왼족)이 배우들과 함께 촬영분을 모니터하고 있다./호찌민(베트남)=민동훈 기자

"한국과 베트남은 어른을 공경하고 가족을 우선적으로 챙기는 문화 등 많은 부분에서 유사성을 갖고 있어 베트남 관객들이 한류를 받아들이는 데 거부감이 없습니다. 베트남 사람들은 영화, 드라마, 음악 등 한류 콘텐츠 스타일이 미국, 유럽보다 더 세련되고 독창적이라고 높이 평가하고 있어요. CJ E&M과의 영화제작 협업은 한류 콘텐츠 장점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판씨네·36)

지난 11일 베트남 호찌민시 도심에 위치한 지아딘 공원에서는 CJ E&M이 베트남에서 제작하는 영화 '엠라 바 노이 쿠어 안(내가 니 할매다)' 촬영이 뙤약볕 속에 진행됐다.

이 영화는 한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영화 '수상한 그녀'를 베트남 감독과 배우가 참여한 리메이크한 베트남 버전으로 제작된다. 한국영화가 베트남에서 리메이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영화로 상업영화에 데뷔하는 판씨네 감독은 "CJ E&M의 영화제작 노하우와 스타일을 바탕으로 베트남 특유의 정서를 담아내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이번 작업이 베트남 영화시장에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CJ그룹은 베트남에서 단순히 투자와 배급만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현지 감독, 제작인력들과 제작 노하우를 공유하고 이들이 재해석해 현지화한 한류 콘텐츠를 공급하는 이른바 'SGMS 모델'을 도입했다. 진출 국가에 △새로운 문화를 심고(Seeding) △충분히 성장시킨(Growing) 다음 △한국 문화와 융합(Mixing)해 △현지와 주변 국가에 확산시킨다(Spreading)는 전략이다.

정태선 CJ E&M 베트남 영화기획개발담당 부장은 "시장을 키우기 위해서는 단순히 콘텐츠 공급을 늘리는 것 뿐 아니라 현지인들이 다양한 콘텐츠 직접 제작하고 소비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영화산업 인재 육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CJ CGV 글로벌 영화제작 인재 육성 교육프로그램 '토토의 작업실'과 독립영화 전용상영관 '아트하우스' 등을 베트남과 중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지역에서 펼치고 있다.

장복상 CJ그룹 베트남 지역본부장은 "CJ그룹은 다양한 한류 문화 콘텐츠의 글로벌 현지화를 통해 베트남 등 아시아 시장에서 퍼스트무버(시장 선도자)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며 "이러한 문화사업 기반 위에 외식, 식품, 유통, 물류, 바이오 등 CJ그룹의 다양한 사업군도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