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26년만에 유상증자 '4조 조달'…회생 '발판' 마련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소니가 26년만에 실시하는 유상증자 등을 통해 총 4조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한다.

3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소니는 이날 오는 7월 중순까지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총 4415억엔(약 4조2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이 가운데 유상증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3215억엔이며 나머지 1200억엔이 CB 발행으로 조달된다. 이로써 소니는 1989년 이후 26년 만에 처음으로 유상증자에 나서게 됐다. 유상증자 규모는 올해 일본기업들 가운데 최대 수준이다. CB발행은 2012년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유상증자는 일반적으로 주가 희석을 초래해 주식 매도 재료가 된다. 그러나 일본 도쿄증시가 올들어 상승세를 거듭했고 소니의 실적 기대감이 커지면서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할 토양이 조성됐다는 지적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소니가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통해 세계 점유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자사의 스마트폰 전용 이미지(화상)센서 등 디바이스 제품의 증산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소니는 이미지센서 설비 투자 규모를 내년 3월로 끝나는 회계연도까지 전기 대비 5배 증가한 2100억엔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소니는 자사의 구조조정 계획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드는 2015회계연도(2015년4월-2016년3월)에 1400억엔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1259억엔의 순손실을 입었던 전기 대비 흑자전환하는 것이다. 소니는 최근 몇년 간 평판TV사업의 인력 감축과 PC사업 매각 등 전통적 전자사업의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소니가 새로운 분야에서 성장 발판을 강화하는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주가 상승세에 조달한 자금을 성장과 투자에 돌려 수익을 추가적으로 창출하면 임금인상과 주주환원과 같은 형태로 기업자금이 순환하는 흐름이 강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 들어 유상증자를 실시한 주요기업에는 전자상거래업체 라쿠텐(1807억엔), 전력업체인 일본전원개발(1190억엔), 반도체 원판(웨이퍼)업체 섬코(653억엔) 등이 있다. 소니 주가는 올들어 현재까지 약 40% 상승했다. 다만 소니는 이날 주가희석에 대한 우려로 인해 8% 급락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