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제일모직 바이오사업 전면에…합병 삼성물산 승부수

삼성이 제일모직 (138,200원 ▼2,100 -1.50%)의 바이오사업 미래 성장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바이오는 삼성의 미래 핵심 성장 동력인 동시에 사실상 지주 회사 역할을 할 합병 삼성물산의 중요 사업 기반이다.


특히 합병을 앞두고 삼성물산의 자산가치가 제일모직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비판이 나오자, 제일모직이 보유한 바이오 계열사 지분의 가치를 부각시키는 모양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은 1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리는 삼성그룹 수요사장단회의에 참석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바이오 사업의 전망을 밝혔다.

김 사장은 "제일모직, 삼성물산과 관련돼 있는 만큼 앞으로 사업전망과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제일모직이 보유한 바이오 계열사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다. 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를 생산하는 회사고, 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를 연구개발(R&D)하는 회사다.


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에피스 지분 90.4%를 보유하고 있으며 바이오로직스는 삼성전자와 제일모직이 각각 46.3%씩 보유 중이다. 삼성물산도 바이오로직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제일모직과 합병하면 51% 지분을 갖게 된다.

김 사장은 "사업을 시작한지 4년 됐는데 (바이오제약 산업의) 사이클이 길어 아직 당장의 실적을 이야기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현재 3만 리터 캐파(생산능력)의 1공장은 풀가동에 들어갔고 15만 리터 규모의 2공장은 최종 검증 단계로 내년 2분기 가동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삼성그룹 서초사옥 전경/사진=머니투데이 자료사진

2공장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해 향후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설명이다. 김 사장은 "2공장은 단일 공장으로 세계 최대 규모인데 투자액은 1공장의 2배 밖에 들지 않았다"며 "또 제품(바이오시밀러)을 얼마나 빨리 만들어내느냐에 경쟁력이 달렸는데 설계에서부터 개발, 설비 장착 등 2공장의 공사기간도 매우 단축했다"고 말했다.

이미 글로벌 고객사들을 상대로 수주활동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2공장 풀가동을 위한 물량의 70%가량은 이미 계약에 사인까지 마쳤고 협상 중인 계약은 더 많다"고 소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 기관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IR(기업설명회)을 진행해 구체적인 사업계획 등을 밝힌다.

삼성은 전날 제일모직 IR에서는 손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비전을 내놨다. 양철보 삼성바이오에피스 상무는 IR에서 "바이오 의약품 개발에 필요한 자본 조달을 위해 나스닥 시장 상장 등을 검토 중"이라며 "나스닥 시장에 상장돼 있는 경쟁사와 국내 셀트리온 사례처럼 시장에서 회사의 가치를 인정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나스닥에 상장하면 시가총액이 최소 8조~10조원에 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