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 "자폐 초등생 폭행 혐의 현장 조사"

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발달장애 아동이 동급생들에게 지속적으로 폭행을 당했다는 주장과 관련해 교육당국이 진상파악에 나섰다.

서울시교육청은 1일 오후 윤명화 학생인권옹호관과 조사관, 상담사, 학교폭력을 전담하는 부서 직원 등으로 구성된 팀이 해당 학교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조사 첫날인만큼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는 학생을 친구들이 실제로 집단 폭행했는지 여부 등 사실관계를 파악하는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피해학생과 학부모는 물론, 가해자로 지목된 가정, 학교장과 교사 등의 면담 내용을 대질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29일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 3학년 A군의 어머니 B씨는 인터넷에 '아들이 학교 친구들에게 학교 폭력을 당했다'며 가해자 처벌 등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동참해달라는 글과 함께 아이의 몸에 난 상처를 찍은 사진도 올렸다.

그러나 가해자로 지목된 한 아동의 부모는 같은 날 폭행 의혹을 전면 부인하면서 "우리 아이는 '때리거나 꼬집거나 폭행을 하지 않았다'고 처음부터 일관되게 이야기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피해자와 가해자 학부모 사이의 진술이 확연하게 엇갈림에 따라 시교육청의 조사 결과 발표 시기는 당초 예상보다 다소 길어질 전망이다. 지난 3월 '충암고 급식비 독촉'과 관련해 학생인권옹호관을 파견한 시교육청은 관련자에 대한 징계를 권고하기까지 20일 가량이 걸렸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일단 서로의 주장이 극명하게 다른데다 교육청이 수사권이나 거짓말 탐지기를 동원할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필요하면 전문가를 동원할 수도 있어 결과 발표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