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시장은 지금 왕교자 전쟁 중

비비고 왕교자 2종/사진=CJ제일제당

'왕교자' 만두가 냉동만두 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 왕교자가 월 60억원의 판매고로 교자만두 시장 1위로 발돋움한 데 이어 해태제과, 동원F&B, 풀무원 등 경쟁사들의 왕교자 만두 출시가 줄을 잇고 있다.


1일 시장조사업체 링크아즈텍 자료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비비고 왕교자는 지난 3~5월 41.1%의 시장점유율로 해태제과의 고향만두(39.3%)를 제치고 교자만두 시장 1위로 올라섰다.

교자만두 시장은 출시된 지 30년 가까이 된 고향만두가 줄곧 1위를 점유하던 시장이다. 지난해만 해도 고향만두는 49%의 시장 점유율로 2위 CJ제일제당에 15%포인트 이상 앞서며 여유 있는 1위를 달렸다. 그러나 CJ제일제당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비비고 왕교자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시장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고향만두의 교자만두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하반기 40%대 중반으로 내려서더니 올해 들어 30%대로 재차 후퇴했다. 반면 같은 기간 비비고 왕교자의 시장 점유율은 30%대 초반에서 40%대로 수직 상승했다.

군만두, 물만두에 이어 교자만두 시장에서까지 1위를 차지하면서 전체 냉동만두 시장 1위와 2위 업체인 CJ제일제당과 해태제과간의 격차도 한층 벌어졌다. 올 1월 약 6%포인트(CJ제일제당 26.6%, 해태제과 20.8%)에 불과했던 양사의 시장 점유율 차이는 4월 현재 약 12%포인트(CJ제일제당 32.4%, 해태제과 20.5%)로 2배 확대된 상태다.


교자만두는 3300억~3400억원 규모인 냉동만두 시장의 30~40%를 차지하는 최대 카테고리로, 이 교자만두의 향방에 따라 전체 시장 구도가 달라진다.

실제 비비고 왕교자 월별 매출은 지난해 1월 15억원에서 올 1월 57억원으로 3배 이상 급증했다. 이 같은 상승세는 만두 비수기로 불리는 여름철에도 지속돼 CJ제일제당이 이른바 왕맥(왕교자+맥주) 마케팅을 전개한 5월과 6월 비비고 왕교자 매출은 출시 이후 처음으로 60억원대로 올라섰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기존 교자만두에 아쉬움을 느끼던 소비자들이 크기와 속재료가 한층 업그레이드된 왕교자로 이동하고 있다"며 "만두 성수기인 겨울철이 되면 비비고 왕교자 매출이 또 한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비비고 왕교자의 돌풍에 경쟁사들도 서둘러 왕교자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성수기인 겨울철 직전 만두 신제품을 선보이던 이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해태제과가 지난해 9월 프리미엄 만두 '순% 소담만두 왕교자'라는 이름으로 왕교자 제품을 출시했고 지난달 초에는 풀무원이 일반 교자만두의 2배로 크기를 키운 '푸짐한 만두'를 선보였다.

이어 지난 30일 동원F&B도 100% 제주산 생돼지고기를 사용한 '개성 왕교자만두'를 출시했다. 특히 동원F&B는 여름 마케팅을 위해 당초 9월로 예정됐던 개성 왕교자만두 출시시기를 3달 가까이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비비고 왕교자의 예상을 뛰어넘은 판매 호조에 만두 비수기가 성수기로 바뀌었다"며 "한동안 만두시장은 왕교자 만두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