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지업체, 어닝 서프라이즈 조짐에 주가도 훨훨

제지업체들의 이익률이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다. 생산효율 증대와 판매가격 인상, 전방사업 호조 등 3박자가 맞아 떨어지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는 업체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기업들의 주가도 좋은 흐름을 타고 있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솔제지는 최근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 해외시장에서 감열지 판매단가를 7~10% 가량 인상한다는 방침을 고지했다.


주력 수출 품목인 감열지의 수익성을 확대하기 위해 해외시장에서 가격인상을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한솔제지는 그간 전략적으로 고수익 지종인 감열지 부문, 특히 해외 감열지 시장에서의 역량 강화를 위해 투자를 집중해왔다.

한솔제지 (10,320원 ▲10 +0.10%)는 2013년부터 충남 장항공장에 시장의 상황에 맞게 인쇄용지와 감열지를 교차 생산할 수 있도록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다. 이에 따라 총 16만톤 가량의 감열지 생산능력을 확보, 감열지 시장 국내 1위이자 세계 3위 규모 업체로 도약했다.

한솔제지는 해외시장에서의 안정적인 판로 확보를 위해 유럽 내 감열지 가공·유통업체 샤데스와 텔롤의 인수를 진행했다. 해외를 중심으로 한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지며 감열지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출액 기준 2000억원까지 늘어났다. 이는 한솔제지 전체 수출액의 30%가 넘는다. 감열지 판가인상이 이뤄지면 특히 유럽시장에서 수익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게 회사의 판단이다.


지난해 11억원 적자(연결기준)를 기록했던 무림SP (1,670원 ▲20 +1.21%)도 올해 턴어라운드가 이뤄지고 있다. 이미 1분기 33억원의 순이익을 냈고 연간으로는 150억원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특수지 전문업체인 무림SP는 도서, 노트 등에 사용되는 백상지와 잡지에 사용되는 아트지, 노트 및 엽서용지, 화장품 케이스 용지(CCP) 등을 주력으로 한다. 올해 화장품 업체들의 생산량이 크게 늘어나며 CCP의 매출이 함께 늘어나고 있다는 관측이다.

양석모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무림SP는 국내 화장품 업체가 주요 고객사이고 시장 점유율은 약 86% 수준"이라며 "CCP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400억원 내외인데 영업이익률은 15%대로 높고 최근 3년간 100%에 가까운 공장 가동률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한창제지 (825원 ▼2 -0.24%)는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이 9억원에 불과했으나 올해 1분기에는 25억원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한솔아트원제지는 33억원 영업손실에서 15억원 영업이익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국제 펄프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펄프가격은 지난해 9월 톤당 605달러까지 하락하는 등 연 평균 623달러에 머물렀다. 그러나 10월 이후 가격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올해 6월에는 695달러까지 올랐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펄프가격이 오르면서 인쇄용지, 포장용지, 특수용지 등 최종제품도 점차 가격인상이 이뤄지는 추세"라며 "지난해 톤당 90만원 초반이었던 인쇄용지 제품단가도 최근 100만원대로 올랐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인쇄용지 제조원가 중 약 11%를 차지하는 스팀과 4%를 차지하는 화학부산물 가격이 지난 해 대비 30%가량 하락했다"며 "업체별로 다르긴 하지만 이로 인해 영업이익률이 3~4%포인트 개선되는 곳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업체들의 수익성이 좋아진 건 아니나 전반적인 영업환경이 지난해보다는 크게 개선됐다"며 "일단 하반기에도 내수시장과 해외수출에서 실적개선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실적개선에 맞춰 주가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무림SP는 5월말 4460원에서 6130원(1일 종가)으로 40% 가까이 올랐고 한창제지도 10% 가량 주가가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