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7월 첫증시 '맑음', 호조세 지속되나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로 가파른 조정을 겪었던 국내증시가 사흘만에 낙폭을 모두 회복했다. 하반기 첫 날 거래일인 1일 코스피, 코스닥의 상승률은 각각 1.14%, 2.48%에 달했다. 코스피는 장중 2100을 터치했고 코스닥은 2007년 11월 이후 약 7년8개월만에 처음으로 760고지에 올랐다.

지난달 중순부터 본격화된 기관의 순매수 기조는 조정충격을 상쇄하는 주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기준금리 인하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이상의 수익을 추구하는 자금이 기조적으로 증시로 유입되는 초기징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수선물시장의 베이시스(현·선물 가격차이) 개선으로 프로그램매매에서 매물출회가 잦아들었다는 점도 수급구조를 안정화시킨 요인이다.


1일 증시에서 코스피는 전일 대비 1.14% 오른 2097.89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6일 2090.26이었던 코스피는 같은 달 29일 2060.49까지 밀렸다가 사흘만에 다시 2090선을 회복했다. 최근 사흘간 코스피를 지탱한 것은 기관투자자였다. 이날까지 기관은 사흘연속으로 코스피에서 1725억원을 순매수하며 외국인(-1425억원) 개인(-125억원)과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기관은 지난달 16일 이후 이날까지 12거래일간 단 2거래일을 제외하고 순매수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이 기간 기관의 총 순매수 규모는 1조원에 육박한다. 같은 기간 각각 5500억원, 4100억원 이상씩 순매수한 투신과 연기금이 기관 수급을 플러스로 돌아서게 한 주요 주체였다.

특히 투신은 올 상반기 코스피에서 수조원 대 매물을 토해냈던 주요 주체였다는 점에서 최근의 매수세는 주목할 만하다는 평가다. 주식형펀드로 연일 자금이 들어온 데 따른 영향이다. 지난 5월22일 이후 지난달 29일까지 총 26거래일 중 주식형펀드에서 자금이 이탈한 것은 단 4거래일에 불과하다. 최근까지 주식형펀드로의 순유입기조는 9거래일 연속으로 지속되고 있다. 과거와 달리 코스피가 2100 직전까지 올라온 상황에서도 주식형펀드로의 순유입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한요섭 대우증권 연구원은 "저금리 상황 속에서 가계자금의 증시유입이 기조적으로 나타나는 듯한 조짐을 보일 수 있다"며 "저금리 상황에서의 머니무브(자금이동)이 기조적으로 나타날 경우 탄탄한 수급구조로 인한 양호한 증시흐름은 상당히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리스 디폴트 및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등 대내외적으로 불안요인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주식형펀드로 자금이 유입됐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탄탄한 수급구조가 증시부양 및 가계 소비여력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초중순 코스피 수급구조를 악화시켰던 프로그램매매에서도 안정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이날 코스피 프로그램 매매에서는 차익거래에서 195억원의 순매도가 발생했으나 비차익거래에서 331억원 순매수를 기록, 전체로는 136억원 순매수로 거래를 마쳤다. 프로그램매매가 순매수로 마감한 것은 지난달 24일 이후 5거래일만이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외국인의 대규모 선물매도가 지수선물 베이시스 악화를 초래하고 이는 다시 프로그램매매에서의 대량 순매도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지속됐다. 최근에는 베이시스도 안정적으로 다시 플러스로 전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코스피200지수선물 9월물의 베이시스는 0.68로 전일 -0.02에서 플러스로 전환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2100 언저리까지 올라오면서 차익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다소 있으나 시장을 괴롭힐 만큼의 매물이 출회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며 "선물베이시스 개선이 지속되면 외국인, 기관의 프로그램 매수세 유입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달 중순 이후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이벤트가 가까워질수록 미국발 금리인상 이슈가 재차 불거지며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전지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그리스 사태 이후 주식시장 반등탄력이 강화되는 시점부터는 오히려 경계심리를 높여야 한다"며 "연내 기준금리 인상의 가능성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분명히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2분기 실적시즌을 앞두고 실적별 차별화양상이 나타나는 만큼 실적개선 가시성이 높은 업종으로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대우증권의 한 연구원은 "화학업종처럼 공급부문의 이슈로 인해 수급밸런스가 맞지 않아 해당업체의 마진 스프레드가 확대되는 구조에 있는 업종이 양호한 실적을 보일 것"이라며 "편의점업종처럼 내수가 안되는 상황에서도 매출, 이익이 증가하는 업종에도 주목할 만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