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생산확대·나스닥 상장 등 공격적 행보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사진제공=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의 바이오의약품 사업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일 생산시설을 2020년까지 세계 최대 규모인 48만 리터(L)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또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김태한 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이날 인천 송도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바이오의약품 생산수요의 급격한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15만 리터 규모의 3공장을 오는 10월 착공할 것"이라며 "2020년까지 4공장 증설을 통해 총 48만 리터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바이오로직스는 3만 리터 규모의 1공장을 가동하고 있고, 15만 리터 규모의 2공장 인증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앞으로 15만 리터 규모의 공장 2개를 추가로 짓겠다는 것이다.


◇세계 최대 바이오藥 공장 등극 =계획대로 공장증설이 이뤄지면 바이오로직스 송도 공장은 미국 유명 바이오 제약사인 제넨텍의 바카빌 공장(34만4000리터)을 제치고 세계 최대 단일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으로 올라선다.

김 사장은 "4번째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까지 풀가동되는 2025년에는 매출 4조원, 이익 2조원을 달성할 계획"이라며 "당초 계획에 비해 빠르게 진척되면서 2011년 삼성이 바이오사업을 시작했을 때 잡았던 목표보다 상향조정됐다"고 밝혔다.

바이오로직스가 생산시설 확장을 서두르는 것은 바이오의약품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늘고 있어서다. 바이오로직스는 세계적 바이오 기업인 미국 BMS, 스위스 로슈 등과 3건의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현재도 5개 이상의 바이오제약사와 수주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2020년까지 바이오 의약품 생산 수요가 2배로 증가해 공급부족 현상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개발 자금필요, 바이오에피스 나스닥 상장 추진= 삼성은 바이오의약품 생산뿐만 아니라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바이오의약품 개발을 맡고 있는 바이오에피스는 자가면역질환치료제, 항암제, 당뇨 치료제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 6개 제품에 대한 개발, 임상과 허가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이들 오리지널 제품은 각각 연간 매출이 60억~130억 달러 수준이다. 바이오에피스는 내년 '엔브렐' 시밀러 제품의 유럽·한국 출시를 시작으로 전 세계에 6개 제품을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 개발 중인 제품 이외에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7종의 추가 바이오시밀러 제품도 초기 단계 개발을 진행 중이다. 또 2개의 바이오베터(바이오개량신약)도 개발하고 있다.

6개 제품 개발에는 총 1조5000억원의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삼성전자, 제일모직, 삼성물산 등 주주사들의 출자(6000억원)가 오는 8월에 마무리될 예정이어서 추가 자금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미국 나스닥시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나스닥 상장에 성공하면 자금 조달은 물론 삼성의 바이오 사업 성공 가능성을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바이오 제약사들은 대부분 나스닥에 상장돼 있다"며 "바이오에피스도 나스닥 상장을 통해 기업 가치를 재평가 받고 장기적으로는 세계적인 바이오제약사로 발돋움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 대표는 "내년 상반기에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나스닥에 상장될 것으로 기대 한다"며 "나스닥 기업공개(IPO) 사상 바이오헬스 기업으로는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고 대표는 나스닥 상장 초기 바이오에피스 시가총액을 8조~10조원 정도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