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中 증시 하락과 외국계 자금 유입 기대

최근 중국 증시가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일부에서는 국내 증시에 외국계 자금이 추가로 흘러들어오는 계기가 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피어오르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과 한국 증시의 성격 차이가 커 큰 기대를 하기 힘들다는 판단이다.


지난달 총 22거래일 동안 13거래일을 순매도 하며 한 달 간 한국 시장에서 1조496억원 순매도한 외국인은 이달 들어 적은 규모지만 2거래일 연속 순매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는 기관이 570억원 매도 우위를 보이는 가운데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302억원 267억원 순매수 하며 지수를 견인하는 모습이다.

2일 오전 11시4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6.46포인트(0.31%) 상승한 2104.35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의 외국인 순매수와 관련해서는 여러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6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미국이 조기금리인상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며 불안감이 걷히고 여기에 연초부터 한국 증시의 발목을 잡던 그리스 리스크까지 해소 국면에 접어들면서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하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의견이 가장 우세하다.


일각에서는 최근 상하이종합 4000선이 깨지는 등 흔들리고 있는 중국 증시에서 빠져나온 외국계 자금이 한국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 섞인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가능성이 없지는 않지만 희박한 얘기라며 고개를 가로 젓는다. 중국 증시의 경우 최근 상승과 하락의 움직임 자체가 외국인 보다는 국내 유동성의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2주 새 20% 이상 급락한 상하이지수는 지난 1일에도 전 거래일 대비 223.52포인트(5.23%) 폭락한 4053.70으로 장을 마쳤다. 다만 이날 지수를 끌어 내린건 개인과 기관 투자자들이었다. 장 후반 개인과 기관이 대형주를 중심으로 매도세를 확대하자 다른 투자자들까지 가세하며 순식간에 365억위안(약 6조5860억원)의 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국 시장이 후강퉁 등을 통해 예전 보다는 많이 개방된 것이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글로벌 자본에 충분히 노출되지 않은 상태"라며 "설사 외국인들이 중국 증시를 많이 들고 있더라도 이 정도로 주가가 떨어지면 매몰자금 형식으로 유동성 자체가 잠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도 "현재 상하이 지수가 불안한 흐름을 보이는 이유는 외국인들의 숏이라기보다는 신용규제 때문"이라며 "외국인들은 현재 중국 증시에 많이 들어가 있지 않은 상황으로 오히려 지금 매수를 해야 할지 더 있다가 매수를 해야 할지 등 매수시기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자체의 성격이 달라 분류자체가 다르게 되는 만큼 중국 증시에서 외국계 자금이 빠진다고 해도 한국 시장으로 들어오기 힘들다는 의견도 있다.

이 신한금융투자 팀장은 "중국 증시는 높은 주가 변동성을 바탕으로 하는 신흥국 대표 증시의 성격이라면 국내 증시는 안정적인 이익증가와 배당성향의 증가 성격의 선진시장에 가깝다"며 "시장 자체의 성격이나 분류가 다른 만큼 중국의 부진으로 한국 증시가 부각되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 부진으로 인해 외국계 자금이 한국으로 흘러들어올 가능성은 희박한 반면 중국 증시가 국내 증시의 외국계 자금을 빨아들일 이벤트는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증시로 인해 덕 볼일 보다는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이 신한금융투자 팀장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지난 6월 정기 개편에서 상하이A주 편입을 보류했지만 당시 발표문을 보면 정규리그가 아니더라도 조건을 맞춘다면 중간에도 신흥국 지수에 편입할 가능성을 열어뒀다"며 "하반기 선강퉁이 출범하며 상하이 A주가 신흥국 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신한금융투자 팀장은 이어 "한국 역시 MSCI 신흥국 지수 내에 속해있다"며 "상하이 A주가 같은 지수 내 편입된다면 구조적 변화로 인한 유동성 타격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