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수주 '성장통' 끝…"해양플랜트 진짜 전성기 온다"

해양플랜트 저가 수주로 인해 적자를 면치 못한 조선업계가 전열을 가다듬고 초대형 수주 채비를 갖추고 있다.


5일 외신과 조선업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와 모잠비크, 캐나다 등에서 초대형 LNG(액화천연가스) 플랜트 투자가 가시권에 들어오거나 검토되고 있다. 조선업계는 바다 위 LNG생산설비인 FLNG(부유식 LNG생산설비)와 LNG선 무더기 수주를 노린다.

업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아바디(Abadi) 프로젝트의 초대형 FLNG 투자가 임박했다. 아라후라 해역에서 진행되는 이 프로젝트는 일본 자원개발기업 인펙스(INPEX)가 주도하고 있다. 이곳에는 연산 700만톤급인 초대형 FLNG가 투입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FLNG 규모가 보통 300만톤 안팎인 것을 고려하면 상당한 규모다.

모잠비크에서 진행되는 코랄(Coral) FLNG 프로젝트도 한국 수주가 유력하다. 글로벌 자원개발사인 ENI가 주도해 코랄 지역에서 LNG를 생산하는 데 250만~300만톤급 FLNG가 최대 3기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페트로나스(Petronas)가 주도하는 태평양 북서부(Pacific NorthWest) LNG 프로젝트에서는 무려 14척의 LNG선 발주가 예고됐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렐루(Lelu)섬에서 진행 중인 이 프로젝트는 1200만톤 규모의 LNG플랜트 시설투자가 진행된다. 조선업계는 여기서 생산된 LNG를 실어 나를 LNG선 수주를 노린다.


모잠비크 로부마(Rovuma) 분지에서도 무더기 LNG 발주가 예정돼 있다. 아나다코(Anadarko)사가 개발 중인 1구역과 ENI의 4구역에서 총 5000만톤 규모 LNG 설비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2019년 상업생산을 앞두고 LNG선 24척 발주가 기대된다.

FLNG는 해상 LNG 플랜트로서 정제가 끝나면 육지 또는 해상에 제품을 저장한 뒤 LNG선으로 제품을 옮긴다. FLNG와 별개로 LNG선이 또 필요하다. 최근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5조원대 FLNG플랜트 수주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모잠비크, 캐나다 등에서 진행되는 LNG 프로젝트에 적어도 70척 이상 LNG선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LNG선과 FLNG 설비는 한국 조선 빅3가 절대 강자다. 유일한 경쟁국으로 일본이 꼽히지만 수주 물량 대부분이 자국 발주여서 근본적인 경쟁 상대는 되지 못한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조선업계는 2010년을 전후 벌어진 해양플랜트 저가수주 충격을 반면교사 삼아 고부가 수주로 연결시키겠다는 각오다. 이 무렵 경쟁적으로 벌어진 저가수주로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3조2495억원 영업손실을 내고 삼성중공업은 1년만에 영업이익이 80% 급감, 1830억원을 기록했다. 대우조선해양도 올 1분기 433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김홍균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해양플랜트가 지난해부터 조선사들의 실적악화에 큰 부분을 차지했지만 성장통으로 판단된다"며 "올 하반기와 내년에 가시적으로 늘어날 해양플랜트 비중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