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증시, '백약이 무효'…"매도세로 완전히 기운 투심"

주가 반등 하루만인 지난 1일, 다시 5% 이상 폭락한 중국 A증시. 베이징시 쓰청구 진롱지에에 있는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위) 건물은 그날 늦은 밤까지 환하게 불이 밝혀져 있었다. 연이은 A증시 대폭락으로 증감위 직원들은 퇴근도 못한 채 대책 마련에 분주했다.


밤 9시6분부터 증감위는 마치 A증시의 수호자라도 되겠다는 듯 잇따라 3가지 대책들을 발표했다.

가장 먼저 내놓은 대책은 거래수수료 인하였다. 상하이·선전 증권거래소는 거래금액의 0.0696%를 거래수수료로 받아왔는데 이를 30% 낮춘 0.0487%로 내리겠다는 결정이었다. 10만위안(1812만원) 어치 주식을 산다고 할 때 126만원이었던 거래수수료는 88만원으로 줄어든다.

이 뿐 아니다. 증권등기결산공사가 주식 명의변경 시 받는 수수료도 낮췄다. 상하이증권거래소의 경우 거래금액의 0.3%를 명의변경 수수료로 내야 했지만 0.02%로 줄였다.

밤 10시39분. 증감위는 또 다른 부양책을 내놓았다. 증권사들이 단기 채권을 발행해 대출 자금을 늘릴 수 있게 했다. 이전까지 20개 증권사만이 시범적으로 채권 발행을 할 수 있었지만 이를 전 증권사로 확대한 것이다.


밤 10시42분 마지막 대책은 이번 폭락장의 주범으로 꼽히는 신용거래 문제까지 담고 있다. 증권사들이 신용거래 시 적용했던 담보유지비율 규제를 풀겠다고 밝힌 것이다. 증감위는 이전까지 증권사들에게 고객들의 담보유지비율이 130%를 밑돌면 담보물을 추가로 받도록 의무화했다. 하지만 앞으로 이 비율을 증권사 자율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현재 담보대출 계약 기한을 6개월로 묶은 것도 이를 연장하는 방식으로 자유롭게 계속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증권사가 고객의 위험한 담보대출을 처리하는 방식으로 자동 반대매매 뿐 아니라 다른 방법도 쓸 수 있게 했다. 자산 규모 50만위안 이하인 고객이라도 이전에 신용계좌가 있었다면 계속 주식담보대출을 허용한다던가, 주식담보대출 한도를 이미 초과한 증권사의 경우 대출을 더 늘리지 않는 조건으로 이를 문제 삼지 않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늦은 밤의 잇단 대책들은 A증시에 전혀 약발을 주지 못했다. 2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대비 3.5% 떨어진 3912.77로 마감했다. 선전종합지수도 전날보다 5.55% 떨어진 2215.82로 장을 마쳤다.

상하이지수는 장 후반 저가 매수세가 몰리며 하락폭을 줄이는 듯 했지만 장중 한 때 6.38%까지 밀리며 3800선이 무너졌다. 이날 끝내 상하이지수는 120일 지지선(3941)을 지켜내지 못했다.

얼어붙은 투자심리와 연이은 급락 여파에 따른 반대매매로 투자심리는 이제 매도세로 완연히 기운 모습이다. 당분간은 관망세가 이어지며 반등이 힘들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BNP파리바 첸싱동 수석연구원은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돼 투자자들이 매도에 뛰어드는 상황에서 증감위의 단기 조치들로는 급락장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상하이지수는 지난달 중순 고점(5166) 대비 이날 24.2% 하락했다. 13거래일만의 대반전이다. 증감위가 또 어떤 대책들로 수호자의 진정한 모습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