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 없는 공모시장..공모주 펀드 수익률 '시들'

공모주에 투자하는 펀드들의 수익률이 예전 같지 않다. 지난해 공모 시장이 활황을 보이면서 공모주 펀드에 대한 수요는 늘었는데 공모 규모는 줄어들어 한 펀드당 배분받는 물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3일 펀드평가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공모주 전략을 사용하는 공모펀드 중 설정액이 가장 큰 펀드인 흥국분리과세하이일드A는 올해들어 수익률이 0.17%에 그쳤다. 하이공모주플러스10 1A도 2.78%, 동양뱅크플러스공모주10 2C도 1.90%에 불과했다. 이들 펀드의 최근 1년 수익률이 6~14%대 인 것과 비교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본래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IPO(기업공개)가 몰리는데다 공모물량이 1조원이 넘는 '대어' IPO가 없었던 점이 수익률 부진의 배경으로 꼽는다. 공모주 펀드로 자금은 자꾸 들어오는데 증권 발행 시장에서 자금을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올해 들어서만해도 공모주 전략을 활용하는 펀드에 1조9271억원이 순유입됐다. 이는 공모 펀드만 기준으로 한 것으로 사모 펀드까지 합하면 3조원 이상이 순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올해 신규 상장된 기업(스팩 제외)은 코스피 4곳, 코스닥 12곳으로 총 16곳으로 지난해 하반기 35곳(코스피 5곳, 코스닥 30곳)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1사당 평균 공모금액도 크게 줄었다. 지난해 하반기 코스피 기업 1곳당 공모 규모는 6448억8900만원, 코스닥은 248억8700만원이었는데 올 상반기 코스피 기업은 1119억6800만원, 코스닥은 186억5000만원으로 급감했다.

기관투자자들은 공모주 물량을 더 많이 받기 위해 보통 상장 후에도 1~6개월간 주식을 보유하겠다는 의무보유 확약을 체결한다. 그런데 '큰 장'이 안서다보니 대규모 자금이 정착하지 못하고 공모 시장에서 계속 유통되고 있다.

올 상반기에 공모 규모가 가장 컸던 종목은 엔에스쇼핑으로 2063억원에 불과하다. 1000억원대의 공모도 경보제약뿐이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코스피시장에서 삼성SDS, 제일모직 등 공모물량이 1조원이 넘는 대규모 IPO가 2건이나 있었고 코스닥시장에서도 SKC코오롱PI, 데브시스터즈가 1000억원 이상을 모아 '대목'을 이뤘다.

공모주 수, 물량이 모두 줄어들면서 기관 경쟁률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종목 당 기관 경쟁률이 700~800대 1을 넘는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코아스템의 수요예측에서는 국내외 총 967개기관이 참여해 869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제노포커스는 842.79대 1, 민앤지는 728.8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 분리과세하이일드 펀드 관계자는 "우량하고 인기 있는 종목은 워낙 경쟁률이 치열하다"며 "하반기에 공모주 시장이 상반기 대비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