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 삼성물산 합병 반대권고…삼성물산 적법성 법원도 인정

삼성그룹 계열사인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이사회를 열고 합병을 결의한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물산 본사 앞을 직원들이 지나고 있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3일 홈페이지에서 “삼성물산 주주들은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하는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은 유감을 표하고, 합병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ISS는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서 “삼성물산 (48,100원 ▲2,300 +5.0%) 주주들은 오는 17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제일모직의 삼성물산 주식 전량 인수에 반대해야 한다”며 “합병 후의 잠재적 시너지는 삼성물산의 저평가 문제를 보전해주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어, “(합병 후의) 매출 목표가 지나치게 낙관적이며 이번 거래가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불리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ISS는 이번 합병으로 소액주주가 피해를 볼 것이라는 전제 하에 합병을 반대는 엘리엇 쪽 진영에 가세하게 됐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은 ISS의 권고가 경영환경이나 합병의 당위성과 기대효과, 해외 헤지펀드의 근본적 의도 등 중요한 사안에 대해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점에 대해 아쉽고 안타깝다고 밝혔다.

삼성물산은 외부전문기관의 세밀한 실사와 객관적 평가를 바탕으로 시너지와 신성장동력을 통한 지속성장과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 정당하고 적법하게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는 지난 1일 엘리엇이 제기한 가처분 소송 판결에서도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이번 합병이 기업과 주주에게 모두 이롭고 무엇보다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한 것”이라며 “합병을 원활하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일에는 다른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Glass Lewis)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명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한편, 미국계 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엘리엇)가 삼성물산을 공격한데 이어 이번에는 영국계 펀드 헤르메스가 삼성정밀화학 (42,850원 ▼100 -0.23%) 지분을 5% 이상 사들이면서 전세계 각지 투기 자본들의 삼성 흔들기가 본격화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영국 연기금 펀드 운용사인 헤르메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헤르메스)는 삼성정밀화학 지분 5.021%(129만5364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이날 공시했다. 헤르메스는 엘리엇에 앞서 2004년 3월6일 삼성물산 주식 777만2000주(5.0%)를 보유했다고 공시한 후 8개월만에 300억원의 시세차익을 남기고 떠나 먹튀 논란이 일으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