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IPO 50% 이상 줄인다…새 증시부양책 '총력전'

중국 정부가 기업공개(IPO) 숫자를 50% 이상 줄이기로 했다. IPO 속도조절을 비롯해 중국 증시를 가파른 비탈길에서 끌어올리기 위한 새로운 패들이 속속 제시됐다.

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가 전날 중국 증시 마감 후 IPO 속도조절을 비롯한 증시 안정화 대책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장샤오쥔 CSRC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달 초반 중국 본토증시에 신규 상장하는 기업들의 수를 10개로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 초반 23개 기업이 상장했던 것과 비교해 50% 이상 줄어든 것이다. 지난달 총 48개 기업이 중국 증시에 상장했었다.

장 대변인은 증시에 가해진 강한 하강압력에 맞서 향후 IPO 숫자와 자금조달 규모를 모두 줄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자리에서 구체적 계획은 공개되지 않았다.

WSJ는 최근 대규모 IPO로 투자자들이 보유주식을 청산하고 신규청약에 메달리면서 중국 증시의 자금경색이 심화됐었다고 지적했다.

중국증권금융공사(CSFC)의 자본금은 기존 240억위안에서 1000억위안(약 18조원)으로 대폭 늘어났다. CSFC는 CSRC 산하 기관으로 증시 투자기관에 대한 자금 대출을 담당한다. 전문가들은 CSFC의 자본금 확충은 증시 기반을 다져 안정적 증시 흐름을 되살리기 위한 방안이라고 지적했다.


CSRC는 양로기금을 비롯한 각종 장기자금이 증시로 유입하도록 지원해 자본시장 활성화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CSRC는 지난 1일 거래수수료 인하와 신용거래 담보유지비율 완화를 골자로 한 증시부양책을 공개했다. 그러나 중국 증시는 가파른 내리막길을 벗어나지 못했다. 전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5.8% 하락한 3686.91로 장을 마쳤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로써 지난달 12일 기록한 7년 4개월 고점보다 29% 추락했다. 투자자들은 최근 마진트레이딩(신용거래)을 통한 주식 보유규모를 사상 최대 속도로 줄여나갔다.

증권사들도 증시부양을 거들고 나섰다. 중국증권협회(SAC)는 이날 성명을 내고 중국 중신증권을 필두로 한 총 21개 증권사들이 지난달 말 현재 순자산의 15%에 해당하는 자산을 투자해 주식시장 안정화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최소 1200억위안 규모의 주식시장 안정화 펀드가 운영된다. 주식시장 안정화 펀드는 블루칩(우량주) 기반의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에 활용될 예정이다.

21개 증권사들은 자기자본투자 규모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4500선을 밑돌고 있는 한 줄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자기자본투자는 증권사들이 주식 거래 중개와 별도로 고유자금을 직접 주식에 투자하는 거래를 말한다. 증권사들은 증시부양을 위해 예정된 자사주매입(바이백)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