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SABIC 합작법인 출범, 고성능 폴리에틸렌 시장 공략

차화엽 SK종합화학 사장(사진 왼쪽)과 압둘라만 알 파기(Abdulrahman Al-Fageeh) 사빅 부사장이 지난 3일 넥슬렌 합작법인 계약 서명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SK종합화학이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세계 2위 규모의 종합화학기업인 사우디아라비아 사빅(SABIC)과 손잡고 넥슬렌 합작법인을 출범시켰다.

SK종합화학은 지난 3일 서울시 종로구 SK서린 사옥에서 넥슬렌(NexleneTM) 생산 및 판매를 위한 합작법인 설립 협상을 매듭짓고, SSNC(SABIC SK Nexlene Company Pte. Ltd.)출범을 공식화했다고 5일 밝혔다. 출자 비율은 50대 50이다.

‘넥슬렌’은 SK이노베이션 (108,200원 ▼1,800 -1.64%)이 2010년 국내 기업 최초로 촉매·공정·제품 등 전 과정을 100% 독자기술로 개발한 고성능 폴리에틸렌의 브랜드명이다. 기존 폴리에틸렌 보다 내구성·투명성·가공성 등이 뛰어난 프리미엄 제품으로 고부가 필름, 자동차 및 신발 내장재, 케이블 피복 등에 사용된다. 지금까지는 미국 다우케미칼, 엑손모빌, 미쓰이 등 글로벌 메이저 화학사들이 독점 생산해왔다.


이번 협상에 따라 7100억원 자산 규모의 합작법인 SSNC가 싱가포르에 설립될 계획이다. 앞서 SK종합화학은 지난달 한국넥슬렌유한회사(Korea Nexlene Company, 이하 KNC)를 설립하고, 울산 넥슬렌 공장 자산을 KNC에 현물출자했다. KNC는 SSNC의 100% 자회사로 편입됐다.

두 회사는 지난해 5월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하고, 세부 계약조건을 정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해왔다. 넥슬렌 제조 기술을 개발한 SK이노베이션과 SK종합화학은 SSNC에 기술과 공장 자산 등을 넘기고 약 54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게 됐다. SSNC는 현재 상업생산 중인 울산의 넥슬렌 제1 공장에 이어 수년 내 사우디에 제2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는 최태원 SK회장이 2011년 3월 중동 방문 중 평소 친분이 있던 모하메드 알마디 사빅 전 부회장에게 합작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최 회장은 다보스포럼, 중국 보아오포럼 등에서 알마디 부회장을 만나 공을 들였고, 두 회사 실무진은 4년 간의 협상 끝에 최종 결실을 맺었다.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도 올 3월 사우디 방문 중 사빅 최고경영진을 만나 협상 타결을 진척시켰다.


차화엽 SK종합화학 사장은 "넥슬렌 원천 기술을 보유한 SK가 원료 경쟁력과 마케팅 역량을 갖춘 사빅을 만나 세계 시장을 공략하게 됐다"며 "제2의 넥슬렌 신화를 이어갈 수 있도록 고부가가치 화학제품군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계속 강화해 나갈 것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