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금통위 ‘금리동결’ 예상…수정 경제전망에 주목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6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오는 9일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시장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한은이 7월에는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6월 이미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에 따른 경제충격을 고려해 선제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했다는 이유에서다.

때문에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결정 여부보다 수정 경제전망 결과에 더 주목하는 분위기다. 한은이 현재 3.1%인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어떻게 바꾸냐에 따라 향후 통화정책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어서다.

5일 머니투데이가 시장 관계자, 경제 전문가 15명에게 7월 금통위 금리결정 전망을 문의한 결과 응답자 전원이 동결을 예상했다. 6월에 금리를 선제적으로 내렸고 정부도 경기부양 차원의 추경(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기 때문에 향후 경기흐름을 좀 더 지켜볼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윤여삼 KDB투자증권 채권팀장은 “6월에 메르스와 수출부진에 대응해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렸기 때문에 연이어 낮추기 어렵다고 본다”며 “2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많이 꺾였지만 정부 추경효과를 고려해 한은이 일단 경제상황을 지켜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성장률과 관련 “2분기 성장률이 전기대비 0.7% 이하로 하락할 경우 3·4분기 1%씩 성장해도 연간 성장률이 2.7%~2.8%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윤 팀장은 한은이 향후 통화정책 여지를 고려해 성장률을 3.0%로 미세조정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홍섭 삼성증권 책임연구원은 “6월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일부 금통위원들은 금리인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고 가계부채 증가세를 우려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두 달 연속 금리를 내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초 한은이 지난 4월 경제전망에서 제시한 3.1%의 성장률은 2분기 1% 성장을 가정한 것이므로 추경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한은이 2.8%~2.9% 수준으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7월 금리동결을 예상하면서 “한은 수정 경제전망의 성장률 조정 폭이 관건인데 3%대 전망을 유지하면 하반기 국내경기가 더 악화되지 않는다는 인식으로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낮아지고 2%대로 낮춘다면 연내 추가 금리인하 여지를 남긴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6월 금리를 내렸고 정부 추경도 추진중이어서 한은이 7월 금리동결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다만 추경효과를 고려해도 한은이 3% 성장전망을 유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메르스가 없었더라도 수출부진으로 2분기 1%대 성장이 어려웠을 것”이라며 “한은이 추경효과를 감안해도 성장률 전망을 2%대 낮출 경우 하반기 성장경로가 다소 꺾인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향후 금리인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선 17조2000억원의 대규모 추경을 단행한 2013년의 상황을 되짚어보면 올해 하반기 경기상황이 급속도로 개선되지 않는 이상 ‘3% 성장’은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의견도 나온다. 당시 정부 추경시기에 맞춰 한은도 5월 금리인하(2.75%→2.5%)로 지원사격에 나섰지만 성장률은 2.9%에 머물렀다. 메르스 사태 이전에도 수출부진이 길어지고 감소폭도 에상보다 커지면서 올해 성장경로에 이미 문제가 발생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한은이 이번 수정 경제전망에서 성장률 이외에 물가상승률 전망을 바꿀지도 관심이다. 한은은 지난 4월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을 당초 1.9%에서 0.9%로 1%p 하향 조정했다. 금통위원들도 물가인식이 다소 상이한 가운데 정부가 이번 경제전망에서 올해 물가상승률은 0.7%로 대폭 낮춘 것을 고려할 때 미세조정 가능성도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