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스타트업 출시 '사랑한지', 앱 이름·디자인 등 '표절' 논란

(왼쪽)김성일씨가 2012년 개발한 앱 '사랑한지'(Been Together)와 VCNC가 지난 3일 출시한 앱 '사랑한지'(Days Together)/사진=페이스북

1등 커플 앱 비트윈을 서비스하는 VCNC가 다른 스타트업의 앱을 베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연인들의 기념일을 알려주는 앱 '사랑한지'(Been Together)를 개발한 김성일씨는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가 2012년부터 서비스하고 있는 '사랑한지'를 그대로 베낀 앱이 나왔다. 그것도 비트윈을 만드는 VCNC에서"라고 밝혔다. 이날 VCNC는 동일한 서비스 내용과 이름으로 앱 '사랑한지'(Days Together)를 출시했다.


VCNC는 2011년 국내 최초로 커플끼리만 소통할 수 있는 폐쇄형 SNS '비트윈'을 개발, 1000만 다운로드에 육박하는 성과를 거둔 성공한 스타트업이다. 유명 벤처캐피털인 소프트뱅크벤처스, 스톤브릿지캐피탈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으며 일본과 대만, 중국 등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다.

김성일씨에 따르면 VCNC는 그가 개발한 앱의 주요 서비스 내용뿐만 아니라 이름과 디자인, 기능 등까지 모두 베꼈다. 김씨가 개발한 사랑한지는 앱을 실행시키지 않아도 바탕화면 아이콘에 기념일이 얼마나 남았는지 혹은 얼마나 지났는지 숫자가 표시되는 뱃지 기능을 최초로 도입했다. 알림영역 표시, 안드로이드 잠금 화면 제공 등의 기능도 제공한다. 단순한 디데이(D-Day) 앱에서 벗어나 참신한 여러 시도를 한 사랑한지는 누적 다운로드 800만건, 실사용자 300만명을 기록하고 있다.

실제로 VNCN가 개발한 사랑한지에도 김씨가 개발한 앱의 뱃지기능, 잠금화면 제공 등 대부분을 도입했다.


이에 박재욱 VNCN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저도 서비스를 많이 만들어본 입장에서 다른 앱 개발자를 고려하지 않은 잘못된 판단을 했다"고 사과했다.

박 대표는 표절 시비 논란이 있는 서비스를 출시하게 된 과정을 전했다. 유저들을 통해 뱃지를 이용한 기념일 계산 기능이 필요하다는 요청을 받아 이를 개발할 프로젝트팀을 꾸려 개발에 나섰다는 것이다. 그는 "시장조사를 하던 중 뱃지를 이용한 앱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김씨가 개발한)사랑한지도 그 중 하나였고 더 이상 업데이트를 하지 않아 지속적으로 서비스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는데 성급했다"고 설명했다.

동일한 서비스 이름을 차용한 것도 "SEO(Search engine optimization·검색엔진최적화)에서 가장 많은 검색이 될 것 같은 단어를 넣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VCNC는 단순히 여러 앱을 벤치마킹을 통해 개발하고 SEO 분석을 통해 한글명을 정한 것이 아니다"라며 "(자신이 개발한) 사랑한지를 그대로 따라해 디자인만 변경해 출시한 앱"이라고 지적했다.

업데이트 기록이 없어 더 이상 관리되지 않은 앱으로 판단했다는 박 대표의 해명에 김씨는 "iOS의 경우 2014년 12월22일부터 2015년 5월7일까지 업데이트가 안 된 기간이 길었으나 안드로이드는 빈번하게 업데이트 됐다"고 밝혔다.

이어 "무엇보다 서비스를 하고 있던 안 하고 있던 다른 서비스를 그대로 베껴서 출시한다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이냐"고 반문하며 "연락처와 이메일이 모두 공개돼 있는데도 (박 대표에게) 연락 한 번 받은 적 없다"고 밝혔다.

현재 VCNC가 개발한 사랑한지는 구글플레이 스토어, 앱스토어 등에서 앱을 내린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