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株에 무슨 일이? 반년만에 시총 1兆클럽 5→23개로

주식시장에서 제약·바이오주 투자열풍이 불면서 시가총액 1조원이 넘는 회사가 올해 초 5개에서 반년 만에 23개로 늘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시가총액 상위 6개 제약·바이오기업은 한미사이언스 (32,000원 ▼700 -2.14%)(10조4650억원) 셀트리온(8조7857억원) 한미약품(5조1257억원) 유한양행(3조2398억원) 메디톡스(3조1145억원) 녹십자(2조9216억원) 등이다.

이중 한미사이언스를 제외한 5개 기업은 연초에도 시가총액 1조원이 넘는 기업이었다. 한미사이언스는 올 초까지만 해도 시가총액이 8692억원에 그쳤지만 이후 주가가 1104% 급등, 셀트리온을 제치고 제약·바이오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이밖에 바이로메드, 녹십자홀딩스, 코오롱생명과학, 일양약품, 대웅제약, 코미팜, LG생명과학, 에이치엘비, 동아에스티, 부광약품, 대웅, 휴온스, 젬백스, 씨젠, 메디포스트 동아쏘시오홀딩스, 아미코젠 등 17개사가 새롭게 시가총액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제약주들은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신약개발이라는 미래 성장성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제약·바이오업체들이 자체개발 신약의 글로벌 임상시험과 기술이전 가능성으로 주식시장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며 "시장성 높은 신약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바이오랠리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3월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면역질환치료제 후보물질을 다국적 제약사인 릴리에 최대 7000억원 규모로 기술 수출하는 초대형 계약을 맺은 것이 제약·바이오주 랠리 기폭제가 됐다.

하지만 과열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도 적지 않다.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한 만큼 단기간에 급락할 위험이 크다는 우려다. 실제로 주가상승이 실적을 크게 웃돌면서 비정상적인 PER(주가수익배율)이 속출하고 있다.

메디포스트는 867배, 동아쏘시오홀딩스는 862배, 코오롱생명과학은 692배다. 한미사이언스의 PER은 377배, 한미약품은 152배다. PER가 10배라는 의미는 주식 한주가 수익에 비해 10배 비싸게 팔리고 있다는 의미다. 바이로메드, 일양약품, 코미팜, LG생명과학, 에이치엘비, 젬백스는 이익을 내지 못해 PER이 산출조차 되지 않는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제약사들이 아직 내수시장 의존도가 높은데 정부 약가규제로 국내서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해외진출로 활로를 찾고 있지만 해외에서의 성공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메르스 확산 여파로 제약사들이 2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올렸다"며 "2분기 실적발표 후 제약·바이오랠리가 주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 제약사의 경우 회사 주식을 보유한 직원과 그렇지 않은 직원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갈등도 나타나고 있다. 우리사주를 싼값에 사들인 직원들은 주식 차익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주식을 팔았거나 우리사주를 받지 못한 직원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에 시달리고 있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빚까지 얻어 우리사주를 사들인 직원이 수억 원을 벌었다는 소문이 자자하다"며 "직원들이 일을 손에 잡지 못하고 주식 시세판만 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