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조 외환은행장 "통합 지연시 구조조정 가능성"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김한조 외환은행장

"조속한 통합과, 이를 통한 시너지를 바탕으로 다가오는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습니까. 아니면 수익성 악화로 고강도 경영쇄신과 함께 합병을 하거나, 거액의 부실로 적자전환돼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해 흡수합병이 될 가능성을 선택하겠습니까. 여러분이 은행장이라도 선택은 명확할 것입니다"

김한조 외환은행장은 6일 서울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에서 열린 직원 특강에서 하나·외환은행의 조기 통합에 대해 강조하며 이 같이 밝혔다. 김 행장은 이날을 시작으로 오는 8일까지 3일 연속 직원 특강을 통해 조기통합의 당위성을 설파할 예정이다.

특히 이날 김 행장은 향후 다가올지 모를 '구조조정'의 가능성을 언급하며, 통합 지연에 따른 절박한 위기의식을 직원들에게 전했다.

그는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근로조건이 개선될 수는 없다"며 "급여 동결과 복리 후생 악화의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고, KEB의 항아리형 인력구조를 개선하기도 쉽지 않아 승진은 적체되고 신규채용도 어렵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김 행장은 외환은행의 순이자마진(NIM) 악화와 생산성 저하, 미국의 금리 인상과 가계부채 등 외부 악조건 등을 거론하며, '적자' 가능성을 거론했다. 이어 "1997년 외환위기 때 2583명의 직원들이 은행을 떠났고, 2003년 카드사태 때는 론스타에 매각된 후 474명을 감축했다"고 덧붙였다.

김 행장은 또 "더 이상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없으며 이제는 선택을 해야 한다"며 "변화된 금융환경 하에서 선제적 위기 대응 타이밍을 놓치는 우를 범한다면 나중에 더 큰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조에 대한 공세도 수위를 높였다. 그는 "모두가 '통합은 시기의 문제일 뿐'이라는 점에 동의할 것"이라며 "노조가 계속 시간끌기로 합의를 지연시킨다면, 직원 여러분께 직접 조기통합에 대한 의견을 듣고 통합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