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호 여사 3박4일 평양행…김정은 만날까

(파주=뉴스1) 서재준 기자 =

이희호 여사. 2015.6.5/뉴스1 © News1

지난해부터 추진된 이희호 여사의 방북이 사실상 최종 성사됨에 따라 이 여사의 평양 체류 일정에 관심이 모아진다.

6일 개성에서 진행된 이 여사 방북 관련 실무접촉에서 남북 양측은 이 여사가 백화원 초대소에서 3박4일 간 체류하며 평양 내 영유아 및 모자(母子) 관련 시설을 둘러보는 일정에 최종 합의했다.


다만 당초 육로로 추진되던 이 여사의 방북 루트가 항공편으로 변경 합의돼 이 여사는 5일 북한이 최근 대대적인 신축을 선전한 평양순안공항 제2청사(국제공항)을 통해 평양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자연스레 이 여사의 첫 일정도 평양 순안공항 제2청사를 둘러보는 일정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 여사의 평양 내 일정은 큰 틀에서 지난해 겨울 방북을 추진할 당시 이미 양측이 합의한 내용이다.


이 여사의 방북이 기본적으로 인도적 차원에서 이뤄지는 만큼 전체 일정은 이 여사가 전달키로 한 어린이용 인도지원 물자 전달에 방점이 찍힐 예정이다.

이 여사는 김대중평화센터 인사들로 구성된 민간단체인 '사랑의 친구들' 명의로 준비된 아동용 겨울 털모자와 목도리를 북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내달 5일 방북하는 이 여사는 방북 당일에는 휴식을 취하고 환영 행사 등에 참석한 뒤 방북 이틀째인 6일에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집권 후 관심을 쏟고있는 평양산원과 평양 애육원, 아동병원, 보육원 등 시설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방북 사흘째인 7일에는 북측이 제안한대로 평안북도의 대표적 관광지인 묘향산을 둘러볼 것으로 예상된다. 묘향산 방문 시에는 평양에서 육로로 이동할 예정이다.

다만 우리나이로 올해 94세의 고령인 이 여사의 건강 등을 감안하면 평양 외부로 나가는 일정은 변동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이 여사의 이번 방북 일정에서 최대 관심사는 역시 김 제1비서와의 면담 여부다.

남북이 광복 70주년을 앞두고 공동사업 등을 논의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어 이 여사가 정부의 '메시지'를 김 제1비서에 전달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아울러 김 제1비서 역시 이 여사를 통해 대남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방북 기간 동안 김 제1비서와의 면담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최고지도자의 일정에 대해 마지막 순간까지 보안을 유지하는 북측의 특성상 이 여사와 김 제1비서와의 면담 일정은 당일 수 시간 전에 파악될 것으로 보인다.

북측이 김 제1비서의 공식 초청 등을 통해 이 여사를 사실상 '어른'으로 대우하겠다는 입장을 보인만큼 김 제1비서가 이 여사가 체류하는 초대소를 전격 방문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김 제1비서가 이 여사와의 면담 후 함께 평양 내 영유아 및 모자보호 시설을 둘러보는 등의 '인권 행보'를 보일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이 여사 일행은 방북 기간 동안 외국의 주요 국빈급 사절이 방문할 때 이용하는 북한의 영빈관인 '백화원 초대소'에 머무를 예정이다.

북측은 이미 지난해 이 여사의 방북 추진 단계에서 우리 측에 백화원 초대소 제공을 약속한 바 있다.

특히 김 제1비서는 지난해 겨울 이 여사의 방북이 무산된 뒤 김대중평화센터 측에 전달한 친서를 통해 "좋은 계절에 평양을 방문하길 바란다"며 이 여사를 공식 초청한 바 있어 이 여사의 방북도 '국빈급' 예우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여사는 이 밖에도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했을 당시의 흔적들을 둘러볼 것으로도 예상된다.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 전 대통령 간의 제1차 남북 정상회담 관련 사진과 문서가 전시돼있는 공간을 둘러보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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