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촉즉발' 유승민 정국…'사퇴 압박' 속 劉의 선택은

(서울=뉴스1) 서상현 기자 =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나와 옆으로 걸어가고 있다. 2015.7.6/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국회법 개정안 처리는 사실상 종결했지만 청와대발 '거부권 파동'은 '유승민 사퇴' 여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6일 본회의까지를 '사퇴 시한'으로 못박았던 친박계는 이날 유 원내대표를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고, '명예로운 퇴진'으로 선회한 김무성 대표도 이날 곳곳에서 유 원내대표를 설득하는 정황을 연출했다.


지난 2일 욕설과 고성으로 끝난 당 최고위원회의 이후 물밑 여론전에 몰두했던 친박계는 본회의가 끝나자마자 유 원내대표 사퇴를 공식화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김태흠 의원은 "내일(7일) 오전까지 유 원내대표가 거취 표명에 변함이 없다면 의원총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재신임 의총' 소집 입장을 밝혔고, 이장우 의원은 "충청권 의원들이 내일 오전 9시 30분에 국회에 모여 티타임을 가질 것"이라며 사퇴 종용을 위한 내부 논의에 착수할 것을 시사했다.

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아예 "당 최고위원회 권한으로 의원총회 개최를 검토하고 있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다시 '유승민 사퇴'의 고삐를 죄었다.


'거취를 표하라'는 친박계의 데드라인이 7일까지 연장된 모습이지만, 6일 당 안팎에서는 '사퇴 불가' 목소리는 잦아들고 '사퇴하라'는 여론몰이가 드세졌다.

김현숙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서 "국회법 개정안을 폐기하는 오늘 (사퇴를) 결정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했고, 함진규 의원도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서 "역대에도 원내대표가 책임을 졌다"고 주장했다.

비슷한 시각 일부 초·재선 의원 모임인 '아침소리'에서도 당청과 당내 갈등 장기화를 우려하는 의견을 개진하기도 했다.

또 이날 오전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선 "선당후사하며 삼사일언할 때"(김무성 대표), "국회법이 정리된 뒤 우리 당도 정상적으로 돌아가야"(서청원 최고위원) 등의 발언이 등장하면서 유 원내대표의 거취 표명을 에둘러 압박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사퇴 압박으로 비쳐지는 장면은 '연쇄 독대'에서 최고조에 이르렀다.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직후 서 최고위원과 유 원내대표가 회의장에 남아 15분간 독대한 사실이 언론에 알려졌고, 이어 김 대표가 유 원내대표를 불러 원내대표실에서 30여분간 단둘이 면담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당의 두 최고 중진이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집중적으로 설득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오후 본회의에서는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여야 의원의 의사진행발언이 이어지는 가운데, 유 원내대표의 측근으로 통하는 김세연 의원이 "오늘 어떻게든 입장 표명이 없으면 안되겠다"는 메시지를 유 원내대표에게 보낸 것이 카메라에 찍히면서 '사퇴 표명' 시기가 예상보다 당겨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국회법 개정안이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사실상 자동폐기된 후 기자들과 만나 "안타깝게 생각하다. 의원총회 결정대로 한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거취에 대해선 침묵했다.

친박계가 '의총 개최'로 가닥을 잡은만큼 표대결을 통한 '재신임 의총'이 열릴 가능성이 커졌다. 친박계와 비박계의 수싸움이 치열해지면서 여권은 일촉즉발 상태에 놓였다. 유 원내대표는 '입장 표명'의 타이밍을 살피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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