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사장 "수출 시장 불안하지만 티볼리 경쟁력 있다"

최종식 쌍용자동차 사장(사진)은 "티볼리는 유럽 시장에 맞게 전략적으로 개발된 차"라며 "그리스 사태 등으로 유럽 시장이 불안하지만 경제적이고 성능이 좋으니 유럽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지난 6일 강원 인제군에 있는 자동차 경주장 '스피디움'에서 열린 티볼리 디젤 출시 행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같이 말했다. 최 사장은 "티볼리는 배기가스나 연비, 안전 면에서 그 어디에 내 놔도 경쟁력이 있는 차"라고 덧붙였다.


티볼리는 올해 상반기 가솔린 모델만으로 내수 1만8524대, 수출 8481대 등 2만7005대가 판매됐다. 쌍용차는 디젤 모델이 추가된 만큼 연말까지 누적 6만대를 판매하고, 내년에는 롱바디 모델을 더해 총 12만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최 사장은 "수출 판매의 절반은 유럽 국가에서 이뤄질 것"이라며 "티볼리가 속한 소형(B세그먼트) 스포츠유틸리티(SUV) 시장은 유럽의 경우 연간 20% 성장하고 있어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티볼리를 포함해 올해 자동차를 14만∼15만대, 내년에는 17만∼18만대 판매한다는 목표다. 최 사장은 "연간 17만대 이상 판매하면 수익 면에서 흑자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달러화와 유로화, 엔화 가치가 각각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고, 인도와 터키, 브라질, 칠레, 러시아 등 이머징 마켓의 통화는 15∼50% 절하되는 등 수출 시장이 어려워졌다"며 "내년이 더 어려울 수 있는데, 흑자 전환은 수출 시장이 어떻게 되느냐에 달렸다"고 밝혔다.

최 사장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서 양허 대상에서 제외된 데 대해서는 아쉬움을 거듭 나타냈다. 중국은 수입 자동차에 22.5%의 관세를 부과하기 때문에 중국 내에 공장이 없는 쌍용차로서는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최 사장은 "국내 산업공동화를 막기 위해서라도 향후 논의 과정에서 자동차를 양허 대상에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중국에서 티볼리를 7000대 정도 판매할 계획"이라며 "중국 내에서는 프리미엄 전략을 써 높은 가격의 차로 포지셔닝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사장은 티볼리 디젤이 가솔린 모델에 비해 최소 250만원 인상된 데 대해 "가솔린 모델을 투입할 때 기본 성능이나 디자인, 안전사양을 고려할 때 100만원 이상 더 받았어야 했지만 시장 개척을 위해 낮은 가격을 제시한 것"이라며 "디젤 모델이 유로6 기준을 충족하고 있고, 경쟁 모델들의 가격이 더 비싸다는 점을 고려할 때 2045만원(최저 TX 트림)은 좋은 가격"이라고 말했다.

최 사장은 티볼리 생산 확대를 위한 라인 재배치와 관련해서는 "새로운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기 때문에 생산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미 작년 10월 한차례 생산 직원 전환배치가 이뤄졌는데, 다시 이를 수정하기 위해서는 근로자 2600여명과 노동조합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