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투수' 반도체의 힘…삼성電, 실망스런 실적에도 주가↑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에 6조9000억원의 영업이익(잠정실적)을 올렸다고 공시했다. 7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2015.7.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삼성전자 (79,800원 ▼2,400 -2.92%)가 시장의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2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사흘 만에 반등했다. 전문가들은 갤럭시S6의 판매 부진으로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든 가운데 반도체 부분의 성장 가능성이 부각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7일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1만원(0.81%) 상승한 124만원으로 장을 마치며 3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122만원(-0.81%)에 시초가를 형성한 삼성전자는 장 초반 2.36% 오른 125만9000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2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액이 48조원, 영업이익 6조9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 분기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개선됐지만 시장 컨센서스가 매출액 51조6000억원, 영업이익 7조17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예상치를 9.2% 하회한 셈이다.

이가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출액이 비교적 큰 폭으로 예상치를 하회했는데 2분기 환율이 전분기와 유사한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자체적인 판매 부진에 기인한 매출 증가율 둔화였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스마트폰 출하량이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관련 매출은 물론 내부 부품 매출도 부진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인터넷·모바일(IM) 부문은 갤럭시S6와 갤럭시엣지 출시에 따라 실적은 증가했지만 기대치를 하회했다"며 "반도체는 PC 디램(DRAM)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모바일 디램과 서버 디램 수요 견조세로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날 삼성전자의 주가 반등은 2분기 실적 하락을 방어한 반도체 부분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증권가의 분석을 토대로 부문별 실적을 추산해보면 반도체 부문에 대한 영업이익 예상치는 3조1000억원~3조4000억원 수준이다. 2분기 실적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PC판매량이 감소하는 등 반도체 부문을 둘러싼 영업환경이 좋지 않은 가운데 미세화공정을 바탕으로 한 원가경쟁력으로 높은 이익을 냈다는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부문의 경우 하반기에 더 좋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신규 운영체제(OS)가 출시되고 인텔이 신규 중앙처리장치(CPU)를 공개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갤럭시S6 플러스, 갤럭시노트5, 애플 아이폰6S 혹은 7 등이 출시될 경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모바일 칩 수요도 증가할 수 있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부문의 경우 지금까지는 디램의 마진이 가장 좋았는데 최근 비메모리쪽이 흑자전환을 하며 '쌍끌이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하반기 업황이 긍정적인 만큼 스마트폰 판매 부진도 커버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전자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역사적 저점인 1.1배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하방 경직성은 확보했다고 본다"며 "반도체 사업부를 등에 업은 삼성전자의 주가 반등과정이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