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튼 교수 "유럽위기는 진행중..신용위험 모니터링 중요"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C 머튼 MIT 대 교수가 7일 "지난 2008~2009년 금융위기와 지금도 지속되고 있는 유럽 부채 위기는 신용 위기를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다"며 이를 모니터링하기 위해 국가와 금융기관 간 결합관계(connectedness)의 연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머튼 교수는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금융연구원 주최로 열린 강연회에서 "금융기관과 국가 위험의 확산은 은행, 보험사 등 금융기관과 국가 간 의 정도와 연관돼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머튼 교수는 국가와해당 국가의 은행 간, 국가와 다른 국가간, 국가와 다른 국가의 은행간 결합관계가 이들 기관간에 맺어진 '보증'을 통해 어떻게 신용위험을 확산시키는 지 설명했다.

우선 한 국가에 신용위험이 발생할 경우 해당 국가의 은행은 보유한 국채의 장부가치 하락을 겪게 된다. 또 국가 신용도가 낮아지면 해당 국가의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지게 돼 이중고를 겪는다.

여기에 은행의 신용위험이 높아지면 은행이 속한 정부의 우발 채무가 높아져 정부의 신용 위험을 더 키운다. 국가의 신용 위험 상승이 금융기관의 신용 위험을 높이고 이 높아진 위험이 다시 국가의 신용 위험을 높이는 악순환이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한 국가에서 신용위험이 발생하게 되면 최근 몇 년 간 유럽 부채위기에서 현실화했듯 다른 국가의 신용 위험을 높이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그리스의 신용 위험 고조가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의 국가 리스크를 높여 해당 국가 금융회사들의 위험을 높인 것과 같은 전염 채널이 만들어진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되면 한 국가의 은행과 다른 국가의 은행 간 신용위험도 높아지고 위험한 은행에 대한 자금 회수가 발생해 은행 파산이 발생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또 전염 채널에 포함된 여러 국가들의 국채 가치가 떨어지며 해당 국가의 국채를 들고 있던 은행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장부가 하락을 겪게 되는 더 큰 고리의 악순환이 만들어진다.

그러면서 머튼 교수는 "신용 위험의 측정과 모니터링이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금융안정 정책,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및 부채 정책을 통해 금융시스템과 국가 신용위험 관리 틀이 구축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