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 2Q 실적우려에 10%급락, 시총 2.5조 증발

화장품업종 대장주 아모레퍼시픽 (145,900원 ▲500 +0.34%)의 주가가 10% 이상 급락했다. 하루만에 사라져버린 시총규모도 2조원을 웃돈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사흘연속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등 화장품주를 비롯해 올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왔던 제약·바이오주도 동반급락했다. 화장품주와 제약·바이오주는 향후 성장성에 대한 높은 프리미엄이 부여돼 왔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7일 증시에서 아모레퍼시픽은 전일 대비 10.07% 내린 38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아모레퍼시픽의 시가총액은 전일 24조9600억원에서 이날 22조4500억원으로 2조5000억원 이상 줄었다. 이날 아모레퍼시픽 거래량은 86만7500여주로 전일 총 거래량의 5배를 웃돌았다.

키움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에서 주로 매물이 쏟아져 나왔다. 매수상위창구에는 키움증권, 삼성증권 등 국내계 증권사와 외국계 증권사인 맥쿼리의 이름이 눈에 띄었다.

증권가에서는 이날 아모레퍼시픽이 급락한 이유로 2분기 실적우려가 제기된 영향으로 풀이하고 있다. 그리스 사태로 시장불안이 커진 상황에서 성장주의 실적이 기대치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잇따르며 그간 부여해왔던 프리미엄이 정당한 것인지에 대해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얘기다.


투자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이 집계한 컨센서스 자료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1511억원) 대비 35.67% 증가한 2050억원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아모레퍼시픽 이익에 대한 기대치는 연일 하락하고 있다. 현 시점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개월 전 시점의 전망치(2362억원)에 비해 13.2% 하향조정됐다.

화장품섹터 영업이익 전망치도 연일 하향조정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지주사인 아모레G (30,350원 ▼250 -0.82%)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도 2290억원으로 같은 기간 14.79% 하향조정됐다. 산성앨엔에스 (2,900원 ▲135 +4.88%), 삼천리자전거 (5,180원 ▲70 +1.37%), 코스온 등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화장품주의 실적전망치도 최근 한달간 작게는 1%대, 크게는 6%까지 하향조정됐다.

화장품주와 마찬가지로 성장성 프리미엄이 올해 내내 높게 부여된 제약·바이오업종의 급락세도 이날 본격화된 모습이다. 한국거래소가 코스피·코스닥 양 시장의 제약·바이오 업체들을 추려 구성한 KRX 바이오텍 섹터지수는 이날 12% 급락했다.

한미사이언스 (33,350원 ▼400 -1.19%)가 하한가로 주저앉았고 코오롱생명과학 (22,600원 ▼250 -1.09%), 일양약품, 녹십자홀딩스, 메디포스트 등이 20%대 낙폭을 기록했다. 대웅제약, 유한양행, 한독, 부광약품, 메디톡스, 종근당 등 국내증시의 제약·바이오섹터를 대표하던 다수 종목들이 10% 이상 급락세를 나타냈다.

제약·바이오섹터 역시 이익추정치의 하향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와이즈에프엔 기준 코스피 건강관리섹터 6종목의 2분기 영업이익 합산 전망치는 1005억원으로 1개월 전 시점 전망치(1119억원) 대비 10.17% 낮아졌다. 코스닥 건강관리 섹터에서도 셀트리온 (177,500원 ▼2,000 -1.11%), 동국제약 (16,090원 ▼220 -1.35%), 아미코젠 (7,640원 ▼20 -0.26%), 엑세스바이오 등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최근 한 달간 6%에서 30%대 하향조정을 겪었다.

강병모 한국거래소 시황팀장은 "전일 미국 바이오 관련주들이 1% 이상 하락했고 그 영향이 한국시장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오전 외국인 매물이 해당업종에 집중되며 코스피, 코스닥이 큰 폭으로 밀렸다"고 말했다.

강 팀장은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에 높은 상승률을 보였던 업종을 중심으로 낙폭이 큰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그리스 채무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제약·바이오 등 성장주에 대한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