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열사 김부선 사건 해결되나 했더니 또 '흐지부지'

6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새누리당 단독으로 열린 본회의에서 여당 의원들이 법안을 처리하고 있다.새정치연합는 국회법 개정안의 재의결이 새누리당의 표결 불참으로 무산되자 다른 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2015.7.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리비·사용료·장기수선충당금 용도 외 사용 금지'에 대한 주택법 개정안이 지난 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근본적인 관리비 비리 근절 방안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고액의 관리비 부과와 불투명한 아파트 관리 실태 등에 대한 내용은 포함되지 않아 관리주체에 대한 의혹이 여전히 남아 있어서다. 주택 분양시 과장·과대 광고에 대한 행정처분 강화 내용도 포함됐지만 이 역시 실효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관리비·사용료·장기수선충당금 용도 외 사용금지'는 각각 부담 주체가 다른 만큼 정해진 용도에 따라 비용을 관리하자는 게 주요 내용이다. 이를 어길 경우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통상 관리비와 사용료 등 주택 운영에 필요한 비용은 세입자를 포함한 실거주자가 납부하고 아파트 외벽 수선 등에 필요한 장기수선충당금은 집주인이 부담한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큰 비용이 드는 장기수선충당금 마련을 위해 관리비와 사용료 등을 투입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때문에 아파트 운영시 관리비와 사용료가 부족한 경우가 생기기도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보통 장기수선충당금을 필요한 돈보다 적게 걷기 때문에 관리비나 사용료 등을 끌어다 쓰는데 결국 세입자 돈으로 집주인이 필요한 곳을 손보고 정작 운영에는 신경쓰지 못하는 경우가 생겼다"며 "사실 법으로 금지하기 전에도 행정 시정명령 등 조치가 있었지만 법으로 처벌을 강화하게 되면 더 효과가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해당 개정안이 통과되더라도 '김부선 난방열사 사건'과 같은 아파트 관리비 비리를 막을 수 있는 건 아니어서 아쉽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서울시 성북구 A아파트 주민은 "관리비 관련 입주민 피해 사례가 가장 많은 것은 난방비 과다 부과 등 관리주체의 '비리'로 인한 것들인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내용이 개정안에 포함되지 않은 점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주택법 개정안에는 주택 분양시 과장·과대 광고를 하는 데 대한 행정 처분을 강화한 내용도 포함됐다. 주택에 대한 과장·과대 광고나 계약 내용 등으로 입주자가 피해를 볼 경우 주택건설사업자에 대해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정작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 건설업계에선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한 대형건설업체 마케팅 담당자는 "보통 건설업체가 광고할 때는 항상 '예정'이라고 하지 '확정'이라고 하지는 않는다"며 "이처럼 과장·과대광고는 표현이 애매해서 행정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시간이 오래걸리고 판단도 쉽지 않아 오히려 소비자가 힘든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과장·과대 광고는 2000년도 초반부터 계속 나왔던 이슈였고 실제로 행정처분 있었는데 큰 실효성은 전혀 없었다"며 "이번 주택법 개정안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연립·다세대주택 등의 경우도 다르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 영세업체의 경우엔 법인을 바꿔 영업하면 되기 때문에 무서울 것이 없다"며 "오히려 소비자 보호를 위해선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권한을 줘야 하지만 불가능하다. 취지는 소비자를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결국엔 기업 압박용 외에는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