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적 병역거부자' 형사처벌 위헌일까…헌재, 9일 공개변론

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열린 27연대 1,2교육대 훈련병 수료식에서 수료식을 갖는 훈련병들을 가족들이 바라보고 있다. 기사내용은 사진과 무관함. /사진=뉴스1

종교적 신념 등을 이유로 병역의무 이행을 거부하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형사처벌하는 병역법 조항이 위헌인지 여부를 두고 헌법재판소가 공개변론을 진행할 계획이다.

헌재는 "오는 9일 오후 2시 헌재 대심판정에서 병역법 88조 1항 등의 헌법소원 심판 사건에 대한 공개변론을 열 예정"이라고 8일 밝혔다.

병역법 88조 1항에 따르면 현역 입영 또는 소집통지서를 받고 정당한 사유 없이 응하지 않으면 3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한다고 규정돼 있다. 이에 따라 양심적 병역거부자는 대부분 징역 1년6월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는다.

앞서 청구인 A씨는 종교적 이유 등으로 입영을 거부하다 병역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A씨는 항소심 재판 중 위헌법률심판을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헌재는 A씨 사건 등 3건의 헌법소원 사건을 병합해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공개변론에서는 양심적 병역거부권이 헌법상 보장되는 기본권인지,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게 대체복무의 기회를 제공하지 않고 형사처벌을 하는 것이 양심의 자유권 등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인지 등의 쟁점에 관해 청구인들과 참고인들의 의견 개진이 있을 전망이다.

청구인 측은 유엔 인권이사회의 결의나 유럽인권재판소 등에서는 양심적 병역거부권이 보장돼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는 입장이다. 청구인 측 참고인으로는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참석할 예정이다. 한 교수는 "양심의 자유와 병역의무라는 가치의 충돌을 조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민간 대체복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할 전망이다.

반면 국방부 등 이해관계인 측은 해당 법조항이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병역기피의 문제는 병무행정 전반과 병역제도의 근간을 허물 수도 있는 중대한 문제"라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

한편 병역법에 대한 헌재의 공개변론은 2010년에 이어 두번째다. 앞서 헌재는 2004년과 2011년 병역법 88조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