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는 직원에게, 부모님은 아이에게 나눠주는 '이것'

/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

#임직원 사내 교육을 위해 동영상 콘텐츠를 만드는 A보험사. 전국 각 지점 직원들에게 매번 달라지는 상품과 법제도 등을 정확히 교육시키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선택이었지만, 모바일로 동영상을 보는 직원은 '데이터' 비용이 부담스럽다. 이런 부담을 덜기 위해 회사가 데이터를 통으로 구매해 직원에게 나눠주면 어떨까.


#대학생 B씨 가족은 데이터를 한 곳에 놓고 공유한다. 데이터 사용량이 많지 않은 부모님과 매월 사용량이 들쑥날쑥한 B씨가 남는 데이터를 한 박스에 넣어두고 서로 교환하면서 사용하는 것. 버리는 데이터도 줄고, 비용도 절약할 수 있게 됐다.

29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데이터 시대'가 되면서 이동통신사들이 소비자들의 다양한 데이터 소비 유형에 맞는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기존에 가족, 지인끼리 한정된 데이터를 주고받는 수준을 넘어섰다. 기업이 직원에게 데이터를 나눠주는 상품도 나왔다.

SK텔레콤이 이달 초 내놓은 '비즈데이터 서비스'는 기업용 데이터 상품이다. 데이터를 대량(0GB·100GB·200GB·500GB 등 총 4가지 상품)으로 구입한 기업이 임직원에게 100MB 단위로 법인·개인 명의 스마트폰에 관계없이 데이터를 선물할 수 있다. 임직원은 제공 받은 시점으로부터 1년 동안 스마트폰·태블릿 PC 등 기기에서 데이터를 쓸 수 있다.

직원에게 업무 비용으로 휴대전화비를 지원하는 것을 넘어 '모바일 오피스' 확산에 맞춘 데이터 지원이 가능해진 것이다. 직원 입장에서는 스마트폰 뿐 아니라 태블릿, 노트북 등 다양한 기기에서 데이터 부담없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고객센터를 통한 문의가 다수 들어오고 있고 실제 계약을 협의 중인 곳도 있다"면서 "주로 모바일 기반의 교육이 확대되는 추세에서 직원의 데이터 이용 부담을 보전하는 차원에서 기업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영업직 등 업무 특성상 집합 교육이 곤란한 곳이나 이메일, 전자 결재 등 스마트워크를 지향하는 기업 등을 대상으로 적극 마케팅할 계획이다.

데이터중심요금제 출시 후 가족이 함께 요금제를 설계하는 사례도 보인다. KT의 올레 패밀리박스가 대표적인 서비스. 가족 서비스 앱(애플리케이션)인 '올레 패밀리박스'는 가족 간 데이터 공유는 물론 매월 가족 한 명당 100MB의 추가 데이터도 제공한다. 지난해 10월 출시한 상품으로 최근 가입자 수 60만명을 넘었다.

예를 들면 통화량이 많지만 데이터 사용은 적은 직장인 부모, 데이터 사용량이 많지만 방학과 시험 등 때마다 편차가 큰 학생 자녀가 있다면 패밀리박스 사용이 이득일 수 있다. 부모는 음성통화가 무제한 지원되는 최저 데이터중심요금제(월 2만9900원, 부가세 별도)를 선택하고 모자란 데이터는 자녀가 데이터 제공량이 많은 요금제를 선택해 남는 것으로 같이 쓸 수 있다.

KT는 올레 패밀리박스 가입 가구 당 매월 평균 3.3회, 1GB 이상의 데이터를 공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KT 관계자는 "특히 4~50대의 부모가 10대와 20대 초반 자녀에게 데이터를 공유해주는 비중이 높다"며 "가족간 합리적으로 데이터를 나눠 쓰기 적합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중심요금제 이후 새로운 데이터 부가서비스 상품들이 꾸준히 출시되고 있다"면서 "각자 소비 경향에 맞는 상품을 잘 찾아서 보다 알뜰한 '데이터 소비'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