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마침내 새 주인 찾았다…쏠리드-옵티스 품에(종합)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은 17일 서울중앙지법 제3파산부 허가를 받고 팬택과 인수합병(M&A) 본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이주형 옵티스 대표, 정준 쏠리드 대표, 변양균 옵티스 회장, 이준우 팬택 대표.

청산위기에 직면했던 팬택이 마침내 기사회생했다.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은 17일 서울중앙지법 제3파산부 허가를 받고 팬택과 인수합병(M&A)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팬택이 다시 한번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팬택은 향후 휴대폰 사업을 기반으로 한 ICT(정보통신기술) 사업, 인도네시아를 거점으로 해외 사업을 통해 환골탈태에 나서게 된다.


◇전체 인수금액 400억선=당초 팬택 인수는 광학기기 제조사인 옵티스가 투자자를 물색하며 주도적으로 나섰지만 계약 직전 통신장비 중견업체인 쏠리드가 합류하면서 두 기업이 공동 주체로 나선 모양새다. 이 중 쏠리드가 1대주주 역할을 맡는다. 쏠리드는 총 60억원을 투자한다.

정준 벤처기업협회장이 대표를 맡고 있는 쏠리드는 이동통신용 광중계기, 광통신장비, 무선통신장비 부문 국내 1위 업체. 국내 이통사와 미국 스프린트 등 해외 통신사에 주로 납품하며 지난해 매출 1830억원, 영업이익 165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인수 금액은 400억원 선에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팬택 직원 1000여 명 중 최소 400명 이상을 승계할 예정이다. 다만 구체적인 금액과 인원은 최종 인가 절차를 통해 확정한다. 쏠리드 관계자는 “쏠리드, 옵티스 외에 추가적인 재무적 투자자도 물색 중”이라고 밝혔다.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은 팬택의 회생계획안을 조만간 법원에 제출하고 관계인 집회 등 최종 인가절차를 거쳐 9월 초까지 인수를 완료할 계획이다.


◇ICT·해외 사업으로 환골탈태=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은 24년간 축적된 팬택의 높은 기술력과 브랜드 가치를 바탕으로 인도네시아 정부와 추진 중인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사업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며, 이를 발판으로 여타 해외시장에도 적극 진출해 팬택의 미래를 확보해 나갈 전략이다. 우선 중저가폰 시장이 타깃이다. 늦어도 내년 초까지는 새로운 스마트폰을 인도네시아에 공급해 1년 안에 스마트폰 사업을 정상화하고 국내 틈새시장 공략에도 나설 계획이다.

인구가 2억5000만명에 달하는 인도네시아는 2G폰 사용자가 많아 중국, 인도 다음으로 스마트폰 시장 성장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꼽힌다. 현지 통신사 등과 단단한 관계 기반 위해 팬택 기술력을 앞세운다면 승산이 있을 것이란 계산이다.

장기적으로는 팬택의 기술력과 브랜드 가치를 바탕으로 인도네시아의 IPTV 등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시장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인도네시아는 현재 2018년 아시안 게임 개최에 대비해 ICT 산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옵티스와 쏠리드의 주력제품인 광디스크 저장장치(ODD)와 스마트폰 주변기기, 네트워크 장비 등과 결합된다면 사업 시너지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도 사물인터넷(IoT) 사업을 중심으로 팬택 부활을 위한 준비를 해 나갈 계획이다.

팬택 인수를 지휘해 온 옵티스 변양균 회장은 “해외 시장에서 기반을 다진 쏠리드와 옵티스가 세계적 휴대전화 제조 기술과 경험을 갖춘 팬택을 인수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게 됐다”며 “팬택을 고용과 수출로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해외 진출 상징 기업으로 재도약 시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