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시대, 부자들은 'OOO'에 투자한다

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저금리 시대이다보니 일반적인 금융상품으로는 수익을 낼 수 없습니다. 부자들은 한 발 앞서서 새로운 상품을 찾아 공부하고 먼저 와서 투자해달라고 합니다. 지난해부터는 중국, 일본, 유럽주식에 적극 투자해 높은 수익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박영호 한국투자증권 분당PB센터장(사진)은 최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투자만으로는 더 이상 고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판단한 부자들은 일찍이 해외자산에 눈을 돌려 성과를 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센터장은 부자들의 투자바구니를 들여다보면 새로운 투자트렌드나 상품을 알 수 있다고 조언했다.

◇10년동안 매년 20%이상 수익낸 '비상장주식'=비상장주식은 최근들어 일반투자자들 사이에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자산가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투자해온 대상이다. 다만 비상장주식은 개인이 분석해 투자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부자들은 전문가들이 운용하는 사모펀드를 통해서 비상장주식을 담는다.

"비상장주식을 편입하는 사모펀드는 최근 10년 동안 한 번도 손실이 난적이 없었어요. 배당을 포함해 매년 20%이상씩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다음카카오 주식도 사모펀드를 통해 상장하기 전에 미리 투자해 대박이 났습니다."

통상 비상장주식을 편입하는 사모펀드는 주식이 상장된 뒤 차익을 실현하는 구조로 매매차익이 비과세 된다는 점도 자산가들에게는 매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상장되기 전 비상장주식을 매도 할 때에는 양도소득세 10~30% 가량을 내야 한다.

박 센터장은 비상장주식 투자는 상당한 수익을 줄 수 있지만 그만큼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정보력이 부족한 일반투자자들은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비상장주식은 장기로 투자해야만 수익이 날 수 있어 자금이 급한 소액투자자들은 함부로 투자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통상 비상장주식을 편입하는 사모펀드는 7년정도 만기의 장기투자 상품이고 회계사, 세무사, 변호사 등 전문가 10~20명이 펀드에 자문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로 전문적인 지식을 필요로 한다"고 설명했다.

◇원자재 투자하는 DLT·은행예금보다는 은행주 투자=박 센터장은 일반투자자들도 다소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투자처로 원자재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원금보장형 DLT(파생결합신탁)를 추천했다. DLT는 파생결합사채(DLB)와 마찬가지로 일정요건이 충족되면 조기상환이 가능하지만 확정금리는 아니라는 점이 차이점이다.

그는 "최근 금, 유가 등의 가격이 이미 큰 폭으로 빠져있기 때문에 가격이 반등할 가능성이 더 크고 이에 따라 DLT의 조기상환 확률이 높아 자산가들의 수요도 높다"며 "1년만기 상품중에 3~4개월만에 조기상환되어도 6%가량의 수익을 내는 상품도 있다"고 소개했다.

박 센터장은 하반기에는 제약, 게임주 등이 주도하는 중소형주 장세가 재현될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변동성이 클 수 있어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저금리를 이기기 위해서는 은행에 예금하는 것보다는 안정적인 배당주 투자를 권했다. 그는 "은행예금 이자 연 1.5%를 받아서는 물가상승률도 따라가지 못한다"며 "은행예금보다는 은행주, 증권주 등을 사서 배당을 받고 시세차익도 노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자되는 습관은 '공부'=박 센터장은 어떤 투자를 막론하고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투자하면 낭패를 보게 된다고 충고했다. 그는 '부자들의 공부하는 습관'과 '공부를 통해 완벽히 이해한 상품만 투자한다는 점'을 일반투자자들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얼마전 브라질채권에 가입한 고객을 오해했던 일을 떠올렸다.

"브라질채권을 살 거라며 두 달여동안 증권사 3곳을 돌며 자료만 받아가는 고객이 있었습니다. 투자는 안하고 정보만 얻어가니 PB들 사이에서는 자산가가 아니라 타 증권사 직원이나 자문사 창업 등을 위한 영업스파이가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왔습니다. 고객은 결국 본인이 생각하는 최적기에 브라질채권에 가입해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여기에 수수료 등 작은 금액이나 작은 손실도 절대 우습게 여기지 않는 것이 부자들의 특징이다. 박 센터장은 "브라질 채권을 산 그 고객은 환율까지 꼼꼼하게 체크해 환전수수료가 가장 싼 은행에서 원화를 달러로 바꿔와서 투자했다"며 "부자들은 무서울 정도로 꼼꼼하고 철저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