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임원들 "사직 등 CEO에 위임…백의종군" 결의

머니투데이

최우영 기자

22일 오전 서울 대우조선해양 본사에서 상무급 이상 임원들이 출근길 직원들을 상대로 결의문을 나눠주고 있다. /사진=최우영 기자

대우조선해양 (32,700원 ▼600 -1.80%) 임원들이 최근의 경영 위기에 대한 사죄와 반성의 뜻을 담은 결의문을 직원들에게 나눠줬다.

김열중 대우조선해양 재경부문 부사장 등 임원 30여명은 22일 오전 7시30분부터 8시까지 서울 대우조선해양 본사 로비에서 '당면 위기극복을 위한 임원(팀장 이상 보임자) 결의문'을 출근길 직원들에게 배포했다. 같은 시간 거제 옥포조선소에서도 40여명의 임원들이 직원들에게 결의문을 나눠줬다.

이 결의문은 정성립 사장 이하 대우조선해양 상무급 이상 임원 80여명과 자회사 전무급 이상 임원 10여명의 자필 서명이 담겼다. 결의문은 지난 주말 임원 워크샵에서 결의된 내용이 담겼다.

대우조선해양 임원들은 결의문을 통해 "현 위기를 사전에 예방하지 못하고 직원들에게 큰 실망감을 줘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죄의 마음을 전한다"며 "이 위기를 시황이나 외부 원인으로만 돌리기엔 내부 원인도 컸음을 뼈를 깎는 마음으로 자성한다"고 전했다.

임원들은 위기상황 극복과 미래의 지속적 발전, 성공적 비전 달성을 위한 결의의 뜻을 내비쳤다.

결의 내용은 △책임 통감 및 솔선수범 △사직 포함 거취 및 처우를 CEO에게 일임하고 백의종군 △현장 목소리 경청 △조직이기주의·보신주의·권위주의 배격 △윤리경영 모범 보이기 등이다. 결의를 실천하기 위한 세부 계획은 이른 시일 내 직원들에게 발표할 예정이다.

결의문에는 '인원감축·임금삭감·임원 대거 교체' 등의 내용을 다룬 일부 매체 보도를 부정하는 내용도 담겼다.

대우조선 임원들은 "이번 워크샵은 임원들이 '내 탓이오' 자세로 현 상황을 반성하고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토의하고 다짐하는 자리였다"며 "임원진은 어떤 상황에서도 직원들에게 책임과 고통을 전가하지 않고 앞장설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결의문을 배포한 김열중 부사장은 최근의 손실 상황 및 산업은행과의 실사에 대해 "실사작업은 2달 가량 걸릴 것이며 아직 산업은행 직원들이 대우조선해양에 상주하지는 않지만 곧 시작하게 된다"며 "여전히 (손실상황 등에 대해) 공부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대우조선해양이 무너지면 대한민국이 무너진다"며 "어떻게든 살려야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