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준호가 애호하는 '사랑·데이트·프로포즈 와인'

'샤토 드 라 리비에르' 와인과 프롱삭에 위치한 샤토(배경)/사진제공=고재윤 교수,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영화배우는 희로애락을 공유하면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고 보통 사람들의 삶을 대신 연기해 주면서 만인의 스타로 자리를 잡는다. 마찬가지로 열정을 갖고 포도농사를 짓는 농부와 포도의 개성을 그대로 담기를 원하는 양조가에 의해 만들어지는 와인은 좋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어 마시며, 모든 사람들의 인생을 공유하게 된다.


영화배우 정준호씨가 2010년 프랑스 보르도 쌩떼밀리옹에서 쥐라드 와인 기사작위(Jurade de Saint-Émilion)를 받아 많은 영화인과 팬들로부터 부러움을 샀다. 정준호씨는 1996년 MBC 방송대상 신인상, 2008년과 2010년에 MBC 연기대상 남자 최우수상을 받았고, 50여 차례 다양한 홍보 대사를 역임했다. 최근에는 부산의 서면에 오픈한 정준호 뷔페 레스토랑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것도 와인기사도를 발휘하여 보통사람들과 함께 식문화를 공유하고 싶었던 배우의 마음이 통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정준호씨가 와인과 인연을 맺은 것은 호텔관련 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라고 하며, 그리고 ‘플레이보이 골프’를 국내에 론칭시키면서 외국인, 그리고 기업인들과 비즈니스 미팅이 할 때 주로 마셨던 술이 와인이었으니 자연스럽게 와인의 매력에 심취했다고 알려졌다.

정준호씨는 와인 마니아로서 평소 지인들에게 와인 선물을 하거나 특별한 자리에 항상 준비하는 와인은 샤토 드 라 리비에르(Chateau de La Riviere) 와인이다. 일명 ‘정준호 와인’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국내에서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마시고 싶은 와인’, ‘데이트 할 때 분위기 있는 와인’, ‘프러포즈할 때 추천하고 싶은 좋은 와인’ 등으로 입소문이 나 있다.

또한 2012년 용의 해를 맞이하여 허영만 화백이 라벨에 그린 4종류 용(龍) 와인은 '성공과 행운이 있는 와인'이라는 홍보와 함께 큰 인기를 끈 바 있다. 또한 와인 마니아인 영화배우 감우성씨가 저술한 '아주 소박한 와인수첩'에서도 샤토 드 라 리비에르 와인을 자세하고 감성적으로 소개해 더욱 유명해진 와인이다.

샤토 드 라 리비에르는 많은 중세 신화와 성지로 가득 차 있고, 에밀리옹 성자가 기적을 체험한 모놀리트 성당이 있는 프랑스 보르도의 쌩떼밀리옹 지역의 프롱삭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은 1989년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여 수많은 관광객들이 다녀가는 지역으로 대부분 중세부터 와인을 만들어 온 고성의 샤토와 탁 트인 자연의 풍경으로 방문하는 사람들의 넋을 빼앗아 간다.


샤토 드 라 리비에르는의 역사는 서기 769년 프랑스 샤를마뉴 황제가 로마인들의 무덤이 있었던 공동묘지 터에 방어진지를 구축하면서 시작됐고, 프랑스 왕국과 잉글랜드 왕국이 백년 전쟁( 1337-1453년)을 치렀던 장소로 유명하다. 1577년 당시 보르도 시장이었던 가스통 드 리슬레(Gaston de Lisle)가 샤토를 건축하여 500년간 소유한 뒤 제임스 그레구아르(James Gregoire)가 소유하다가 2002년 장 르프린스(Jeanne Leprince)로 넘어갔다. 그러나 그해 그가 헬기사고로 사망하자 2003년 제임스 에드몽 그레구아르(James Edmond Gregoire)가 인수하여 운영했다.

특히 제임스 에드몽 그레구아르 CEO는 1968년 18세가 되던 해에 아버지의 심부름으로 이곳 샤토를 방문하여 13km의 지하 저장고의 와인을 보고난 후 이 샤토를 소유하겠다는 큰 꿈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자동 포도수확 기계를 발명하여 전 유럽에 판매하면서 갑부가 되었고 드디어 35년 만에 샤토를 구입하여 어릴 적 꿈을 성취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13년 홍콩갑부인 콕람(Lam Cok) 회장에게 샤토 드 라 리비에르를 판 기념으로 두 사람이 함께 헬기를 타고 샤토를 둘러보다가 추락사하는 불상사가 발생한 비운의 와이너리이기도 하다. 현재는 콕람 미망인이 운영하고 있다.

샤토 드 라 리비에르는 도돈뉴강에서 프롱삭으로 흘러내리는 ‘실개천의 원천’이라는 이름에서 유래됐고, 폭염에도 마르지 않은 천연샘물은 ‘신이 내린 물’로서 이 샤토를 방문하는 아름다운 여인들이 항상 목욕을 하였던 목욕탕 뿐만 아니라 작은 성당도 있으며, 5개의 객실이 있는 최고급호텔도 있다.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인 로버트 파커가 가장 많은 관심을 보였던 샤토 라 리비에르 와인은 해마다 와인 품질이 향상되면서, 1989년, 1990년, 2001년, 2009년 등의 빈티지는 쌩떼밀리옹의 최정상급 와인으로 선정됐다.

정준호씨가 특히 비운의 와인인 샤토 드 라 리비에르를 사랑하는 이유는 역사와 문화가 있고, 제임스 에드몽 그레구아르처럼 자신의 어릴 적 꿈을 이룬 것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2011년 이하정 아나운서와 결혼하면서 영원히 마르지 않은 천연의 샘물 속에 피어오르는 사랑을 확인하고, 아름답고 우아하면서 지적인 부인이 샤토 드 라 리비에르 와인 한잔을 마시면서 목욕을 즐기는 행복한 모습을 그려보지 않았을까도 유추해본다.

그리고 와인을 즐기는 애호가들은 연기면 연기, 운동이면 운동, 무엇하나 못하는 것이 없는 영화배우이자 사업가이면서, 홍보대사, 그리고 와인기사인 정준호씨를 만날 수 있는 것이 샤토 드 라 리비에르 와인이기 때문에 더욱 사랑하는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고재윤 교수/캐리커처=임종철 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