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1위였던 삼성전자, 첫 1위 올라선 네이버

서미영 인크루트 상무(COO)

인크루트는 올해로 12년째 '대학생이 일하고 싶은 기업'을 조사하고 있다. 이 조사결과는 고용브랜드이면서 소비자브랜드로서 영향력까지 확대분석할 수있으며, 무엇보다 그해 신입공채시장에서의 입사지원경쟁율의 바로미터가 된다. 그런데 최근 3년의 조사결과는 예상을 깨는 결과가 나와 사뭇 흥미롭다.

첫번째, 2004년 첫 조사 이후 재작년까지 무려 10년간 1위를 수성한 삼성전자가 지난해 2위에서 올해는 공동 6위에 머물렀다. 구성원으로서의 자부심, 만족스러운 급여와 투명하고 공평한 보상제도를 이유로 그 동안 최고의 고용브랜드 자리를 유지했으나, 대학생들의 인식변화와 경영구조 변화 등이 이같은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겠다.

두번째, 지난해 삼성전자의 아성을 무너뜨린 대한항공이 올해 9위로 추락하기도 했다. 작년 '땅콩회항'사건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기업이미지가 올해 고용브랜드에 즉각 반영된 결과로 보여진다. 그래도 대한항공을 선택한 학생들은 우수한 복리후생을 장점으로 꼽았는데, 항공사라는 기업 특징에 걸맞게 국내선 및 국제선에 직원용 할인 항공권을 제공하는 등의 차별적 복지사항이 글로벌시대를 살아가는 대학생들의 기호와 딱 맞아떨어지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세번째, 올해 1위를 차지한 기업은 뜻밖에도 2010년 첫 10위권에 진입했던 네이버이다. 6년 평균 5위였던 네이버가 첫 1위에 올랐다. 네이버는 인터넷세상의 관문으로 네티즌에게 친숙한 서비스브랜드이기도 하지만, 대학생이 관심많은 인터넷 업종이면서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기​업​ ​문​화라는 점이 주효했다고 볼 수 있다. 이제 네이버, CJ와 같은 IT, 문화콘텐츠 기업이 고용브랜드를 리드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네번째, 줌마 브랜드로 대표되던 그 옛날 '태평양'이었던 아모레퍼시픽의 전진이 놀랍다. 올해 3위인 아모레퍼시픽은 2013년 첫 10위권 진입한 즉시 3년연속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화장품 한류의 최전방에서 코리아 뷰티의 위상을 세계에 드높이고 있다는 점과 동종업계와 지역사회에서 선도기업의 이미지라는 점에서 대학생들이 선호하는 고용브랜드로 떠올랐다. 업종 성격때문인지 선택자 10명 중 8명이 여성이었다.

다섯째, 10위권내 공기업의 변화이다. 예전 촉망받는 공기업으로 손꼽혔던 한국전력, KT, 포스코 대신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국민연금공단이 새로 이름을 올렸다. 대학생들이 이 2곳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도 '안정성'(낮은 인력감축 위험 및 확고한 수익기반 등)이었다. 대학생들이 같은 공기업이라 하더라도 매년 이슈를 체크하여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2004년 조사를 시작한 이후 높은 급여와 선도적 이미지로 대표되던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등 대기업 빅 3의 시대가 지고, 2000년대 중반을 지나면서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기업문화의 이미지를 가진 대한항공, CJ 등이 떠오르기 시작했으며, 이와 함께 최근에는 ICT와 뷰티 등 업종선호도를 더해 네이버, 아모레퍼시픽이 고용시장에서 인기가 높다. 그런데 최근 대학생들이 기업을 선택할 때 문화, 개성 등의 선호가 강하게 나타나면서도 보수적인 공기업 선호도가 여전한 것은 모순일까?

2015년 하반기 공채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취준생들은 부디 기업중심의 선택이 아닌 일중심의 선택으로 기업의 입사지원경쟁이 골고루 분산되기를 바란다.

◇서미영 인크루트 상무(COO)는… 경북대 정치외교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 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를 취득했다. 국내최초 취업포털 인크루트를 공동창업하였으며, 2014년 8월 취업학교를 개설했다. 저서로는 프로페셔널의 숨겨진 2%등이 있으며, 방송과 강의 등을 통해 채용과 직업에 관련한 다양한 활동을 18년이상 계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