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도 안돼 직원 45명→400명, 어묵 신화 어떻게 일궜나

머니투데이

서귀포(제주)=박종진 기자

박용준 삼진어묵 실장/사진제공=대한상의

"2년도 안 돼 직원이 45명(2013년말)에서 400명(현재)으로 늘었습니다"

'어묵 신화'를 쓰며 전국적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경영후계자 박용준 삼진어묵 관리실장이 폭발적 성장의 비결을 공개했다.

박 실장은 24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40회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경영 3세가 말하는 비전과 창의경영'을 주제로 강연했다. 박 실장은 64년 전통의 부산어묵 회사를 3대째 물려받아 이어가고 있다.

박 실장은 미국에서 회계사 시험에 통과하고 일자리를 알아보던 중 아버지 박종수 대표가 돌연 쓰러지자 귀국해 회사를 맡았다.

박 실장은 "한국에 와보니 상황이 만만치 않았다"며 "해섭(HACCP) 인증을 받지 않으면 제조가 불가능해져 무리한 투자로 60억의 빚을 졌고 장사도 안 돼 어묵공장이 오전 11시에 문을 닫을 정도였다"고 밝혔다.

직접 영업에 나서보니 문제점이 보였다. 박 실장은 "전국 모든 업체들이 다 부산어묵을 쓰고 있더라"며 "너도나도 부산어묵 브랜드를 가지고 가격인하에 의존하는 출혈경쟁이었고 업계 사람들조차 죽어가는 사양 산업이라고들 했다"고 밝혔다.

박 실장은 소비자중심으로 △알아볼 수 있게 △다가올 수 있게 △공감할 수 있게라는 3가지 키워드로 혁신을 추진했다.

먼저 '부산어묵'을 과감하게 버리고 '삼진어묵'이라는 독자브랜드로 차별성을 꾀했다. 박 실장은 "브랜드와 포장지를 다 바꾸고 소비자들이 알아볼 수 있게 했다"며 "그 결과 2014년 한 해 동안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서 부산어묵을 검색한 숫자보다 삼진어묵을 검색한 숫자가 3배 더 많았다"고 말했다.

또 소비자가 다가올 수 있도록 전 생산과정을 유리벽으로 보여주는 어묵 베이커리를 세워 청결에 대한 신뢰성을 높였다. 사서 바로 먹을 수 있도록 다양한 모양과 형태의 어묵도 내놨다.

아울러 소비자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해 어묵역사관과 체험관까지 직접 만들었다. 박 실장은 "스토리나 체험으로 유대감을 높여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형성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끝으로 100년 기업의 꿈을 이야기했다. 박 실장은 "이제 시작"이라며 "평생 어육 단백질을 섭취하기 힘든 내륙 국가를 중심으로 어묵의 세계화까지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