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오션 인수' 김홍국 하림 회장, "승자의 저주는 없다"

머니투데이

평창(강원도)=임동욱 기자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25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서 열린 '전경련 CEO 하계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사진제공=전경련.

"팬오션 인수, 승자의 저주는 없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25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서 열린 ‘2015 전경련 CEO 하계포럼’에서 가진 기자 인터뷰에서 최근 인수한 팬오션으로 인해 하림 (2,995원 ▼5 -0.17%)그룹에 악영향을 미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김 회장은 팬오션 (4,015원 ▲60 +1.52%) 인수에 대해 “오래 전부터 곡물사업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우리나라의 곡물 자급률은 26%로 세계에서 가장 낮다”며 “곡물은 앞으로의 미래지만 한국에서는 사각지대”라고 지적했다. 이어 “생명과학의 기초소재는 곡물”이라며 “곡물사업의 본질은 사실상 선박사업”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큰 해운이 없으면 곡물사업은 불가능하다”며 “벌크선 운임지수(BDI)가 저점일 때 팬오션을 인수한 것이기에 일부에서 제기하는 ‘승자의 저주’ 논란은 기업의 겉만 본 것”이라고 주장했다. 증자 후 105% 수준인 팬오션의 부채비율이 올해 연말 70%로 떨어지는 등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설명도 내놨다.

김 회장은 “곡물사업을 팬오션 선박사업 안에 넣어서 하림그룹에서 쓰는 곡물을 시작으로 점진적으로 국내외 곡물 수요자들에게 공급하고, 더 나아가 동북아시아에 공급하는 등 팬오션과 곡물의 시너지가 크게 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김 회장은 이날 강연에서 “우리나라는 차별규제가 심한 나라”라며 “중소기업은 막 도와주고 대기업은 옥죄는 차별 정책으로 인해 기업가 정신이 많이 소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업을) 정부의 지원에 기대지 말고, 중요한 것은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을 하는 것이다”며 “정치인들은 정부가 지원을 늘리면 (소상공인 지원 등이) 다 잘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반대로 망하는 사람을 양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소상공인의 경우 성공 비율이 18%로 거의 80%가 망하는 셈”이라며 “도와주는 것도 좋지만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모두에게 ‘소상공인’ 하라고 하면 안된다”며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을 무시하면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주도의 이같은 ‘유도’는 인간의 몸에서 장기의 위치를 바꾸는 것과 같고, 결국 계속 ‘트러블’을 유발하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어 “기업가 정신의 실천은 보이지 않는 미래를 보는 것”이라며 “모험을 해야 하기 때문에 긍정적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