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도입 취지는 좋지만, 기업 경영 부담은 불가피 할 듯"

울산광역시에 위치한 정유 공장 전경

"안전환경을 강화한다는 취지는 이해되나 환경 관련 법률 시행이 너무 빠르다. 법 시행에 앞서 안전환경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배려가 필요하다"


정부가 29일 '환경오염피해 배상책임 및 피해구제에 과한 법률(이하 피해구제법)'과 관련해 내년 7월부터 환경책임보험을 도입하는 것에 대해서 국내 기업들은 "해당 법률은 기업들에게 비용 부담 및 규제 강화 등의 영향을 줘 경영활동을 위축시키게 될 것이다"라며 "대기업 보다는 여력이 거의 없는 중소·중견기업들의 타격이 클 것이다"라고 밝혔다.

국내 기업들은 올해 1월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과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 탄소배출권거래제 등이 시행된 것에 이어 환경책임보험이 도입되면 환경관련 비용이 급증하게 될 것으로 우려했다. 절차 등의 규제가 강화돼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신속히 대처하지 못할 것을 걱정하는 곳도 많았다.

국내 화학기업 관계자는 "기존에도 환경 관련 법규가 많은데, 보험까지 가입해야 되는 것은 기업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이다"며 "올해 시행된 화평법과 화관법 등으로 환경 관련 비용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확한 비용은 보험 상품이 출시되어야 알 수 있겠으나, 대기업도 그렇지만 중소기업들이 환경책임보험에 가입할 경우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라고 했다. "기업 환경을 무시한 성급한 법률 시행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환경규제에 민감한 전자업계는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정부 지원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나 LCD(액정표시장치) 설비 등 전자업종에는 많은 화학물질이 사용 된다"면서 "시장 환경에 따라 제품 교체 등 발 빠른 대응을 해야 할 때가 많지만, 그때마다 촘촘해진 규제를 맞추기 위해서 (승인절차 등에) 많은 시간이 소요돼 적기 대응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전자 업계 관계자는 "환경책임보험 제도가 잘 활용되기 위해서는 환경 관련 부담금 감면, 보험금의 국고 보조 등 정책적 배려가 병행돼야 할 것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