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세계가 무대다"…제약업계 매출 1兆시대 열려

제약업계가 '연 매출 1조원 시대'에 진입한다. 지난해 유한양행을 시작으로 올해 녹십자 (109,300원 ▼1,300 -1.18%), 한미약품 (308,000원 ▼8,000 -2.53%) 등이 속속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려 그동안 제약업계에서 '마의 벽'으로 통한 매출 1조원은 옛말이 될 전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연매출 1조원 돌파 가능성이 가장 높은 제약사는 녹십자 (109,300원 ▼1,300 -1.18%)다. 녹십자는 올 상반기 매출 482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1% 증가했다. 지난해 매출(9753억원)을 고려하면 올해 매출 1조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녹십자 관계자는 "회사의 주요 제품군인 백신은 3분기부터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다"며 "올해 매출 1조 돌파가 예상 된다"고 말했다.

녹색그래프: 녹십자, 노란색 그래프:한미약품

최근 잇따라 대규모 기술이전에 성공한 한미약품 (308,000원 ▼8,000 -2.53%)도 매출 1조 돌파가 기대된다. 지난해 매출 7612억원을 기록한 한미약품은 올해 9000억 대 초반이 예상되는데, 1조 조기 돌파도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특히 1조 클럽에 신규 진입하게 될 제약사들은 해외시장에서 통하는 기술력도 갖췄다. 제약업계가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는 것은 물론 기술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으로 진입했다는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매출 1조 포문을 유한양행이 열었지만, 자체 기술력이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실제로 유한양행의 전체 매출 대비 연구개발(R&D) 비중은 5.8%에 그친 반면 한미약품과 녹십자는 각각 21.6%, 11.3%로 신약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자체 신약 기술력을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인정받고 있다. 최근 10년간 신약개발에 8000억원을 쏟아 부은 한미약품은 28일 독일 베링거인겔하임과 7억3000만 달러 규모의 폐암치료제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지난 3월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와 6억9000만 달러 규모의 면역질환치료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지 불과 4개월 만의 쾌거다.


녹십자도 주력사업인 혈액제제와 백신 부문 기술력을 앞세워 수출형 기업으로 전환했다. 지난해 녹십자 수출액은 2127억원으로 전년 대비 40.3% 증가했다. 매출액 대비 수출 비중은 24.9%로 제약사 평균 11.9% 보다 두 배 이상 높다. 녹십자의 혈액분획제재 IVIG-SN(면역글로불린)은 올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신청에 들어간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5년간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제약사가 속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난해 매출 7358억원을 기록한 대웅제약 (107,800원 ▼1,400 -1.28%)은 2020년 매출 3조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고, 광동제약 (6,550원 ▼140 -2.09%), 휴온스 (20,450원 ▼550 -2.62%) 등도 1조 매출을 자신했다. 한편 정부는 제약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지정해 2020년까지 세계 7대 제약강국으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