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해양플랜트 '쇼크' 2분기 3조 영업손실

대우조선해양 (32,600원 ▼1,850 -5.37%)이 해양플랜트 공기 지연으로 3조원 넘는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2분기 영업손실이 3조3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 했다고 29일 밝혔다. 순손실은 2조3916억원으로 역시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액은 1조6564억원으로 63.1% 급감했다.


대우조선해양의 2분기 영업손실은 현대중공업 (127,300원 ▼2,100 -1.62%)의 지난해 전체 영업손실 3조2495억원에 육박했다.

대우조선해양은 극지용 반잠수식 해양시추선인 송가 리그(Songa Rig) 프로젝트와 같은 미경험 해양프로젝트 건조 과정에서 발생한 공정지연 등으로 투입원가가 증가해 손실 규모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손실액을 줄이고자 지난 14일 영국 LMAA(런던해사중재협회)에 "노르웨이 업체 송가 오프쇼어의 기본설계 오류로 공사비가 초과됐다"며 비용보전을 요구하는 중재를 신청한 상태다.


해양플랜트 프로젝트의 턴키(EPC;설계·구매·시공) 수주도 문제가 됐다. 2010년 이후 해양 프로젝트가 대형화, 고사양화, 고난이도화 되는 상황에서 턴키방식으로 수주하면서 천문학적인 비용이 예기치 않게 발생했다는 것.

이는 조선사의 건조비용 상승과 손익 악화로 이어졌다. 설계에서 발주사와 조선소간의 혼란은 생산과정에서 일정지연과 재작업으로 이어졌고 인력 부족에 따른 미숙련 작업자까지도 투입되기도 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빈번한 설계변경 발생에도 불구하고 보상 규모가 확정되지 않아, 원가상승분을 사전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제품의 공정율이 상당 부분 진행된 이후에나 손실 규모의 정확한 산출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비록 이번 대규모 손실 발생에도 불구, 정상적인 공정 진행 및 영업활동을 영위하고 있으며 금융거래도 기존과 같이 유지돼 현재 회사의 유동성에도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대우조선해양의 2분기 '어닝 쇼크'는 지난 6월 정성립 사장의 기자간담회에서 이미 예고됐다. 정 사장은 "대우조선해양도 (해양플랜트에서) 상당한 손실을 본 것으로 파악됐다"며 "손실은 2분기 실적에 모두 반영하겠다. 직원들에게 원칙적으로 대응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한 바 있다.

연중 어닝 쇼크가 2분기로 끝날지는 미지수다. 하반기 인도 예정인 해양플랜트만 △드릴십 5기 △반잠수식 시추선 2기 △FLNG(부유식액화천연가스설비) 1기 등 50억달러 규모에 이르기 때문이다. 해당 프로젝트들에서 추가 악재가 발생할 여지가 크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대우조선해양은 그러나 하반기 LNG선 등 지난해 대거 수주한 고부가 상선 건조가 본격화 돼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수주 선박에 대해 예상 가능한 건조 손실을 이번 결산에 일시에 반영해 3분기부터는 영업현금흐름 및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며 "앞으로 전사적 혁신을 통해 비효율성을 제거하고, 조기에 경영정상화를 이뤄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