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방문한 대학생들 "그간 中企 잘 몰랐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주관하는 'SBC 중소기업 체험캠프' 참가자들이 중소기업 잡플래닛을 방문해 멘토와 상담하고 있다.

"솔리디어랩의 통신칩인 '엠코어(mCore)'를 스마트토이에 탑재해서 스마트폰 게임과 연동할 수 있는 교육제품을 만들어보겠습니다." (SBC 중소기업 체험캠프 서울지역 참가자 12조)

"아텍스메디칼은 캐릭터를 적용한 비타민 상품이 주력이기 때문에 회사의 기존 라이선스를 활용해서 어린이용 바디케어 제품을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SBC 중소기업 체험캠프 서울지역 참가자 4조)


29일 오전 경기 안산에 위치한 중소기업연수원에는 서울지역 대학교 3, 4학년생 69명이 모여 지난 27일부터 2박3일간 조별로 중소기업을 탐방하고 기업들에서 의뢰한 프로젝트에 대해 1차 기획안을 발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번 행사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이 3년째 진행하고 있는 'SBC 중소기업 체험캠프'로, 안산을 시작으로 광주(7월 30일), 대전(8월 10일), 경산(8월 13일) 등 4개 지역 400여명의 대학생이 참여한다.

약 3대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서울 지역 참가자들은 5~6명씩 조를 이뤄 지난 28일 자동차 부품업체인 대림테크, 소셜미디어업체인 잡플래닛, 통신칩을 생산하는 솔리디어랩, 어린이용 비타민제조업체인 아텍스메디칼 등을 방문했다.


이들 기업은 기업 상황을 설명하고 참가자들의 아이디어를 발전시켜나갈 수 있는 멘토를 한 명씩 선정, 이들의 프로젝트를 돕는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대림테크에선 현장의 물류이동 손실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주문했고 IT기업인 솔리디어랩에선 자사에서 생산할 수 있는 통신칩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부탁했다. 이밖에도 잡플래닛은 대학생에게 서비스를 알릴 수 있는 홍보·마케팅 방안이나 서비스 개선 방안을, 어린이용 비타민 제조업체인 아텍스메디칼은 중국 시장을 겨냥한 신사업 아이템을 찾아달라고 의뢰했다.

2박3일간 캠프가 끝난 뒤 이들은 기획안 프리젠테이션에서 멘토들이 지적한 문제점을 일주일동안 수정하고 기업 멘토들과 분석·보완하는 기회를 갖는다. 각 기업에서 꼽힌 최종기획안은 오는 8월 말에 전국 참가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다시 공유된다.

29일 'SBC 중소기업 체험캠프' 서울지역 참가자들이 중소기업연수원에 모여 1차 기획안을 발표하고 있다.

중소기업 입장에선 대학생들이 내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받아볼 수 있고 대학생들 입장에선 짧게나마 기업 실무자들을 직접 만나 현장 경험을 해볼 수 있는 자리다.

유정욱 중소기업진흥공단 인력개발처 대리는 "실제 채용보다는 대학생들이 막연하게 중소기업에 대해 갖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해소하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됐지만 지금까지 10여명 정도의 구직자들이 이 행사를 통해 일자리를 얻었다"고 말했다.

학생들도 짧은 기간이나마 실제 업무 현장을 둘러보며 새로 배우는 부분들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지역 캠프 참가자인 한국항공대 졸업생 박경아(27세) 씨는 "대기업에 입사한 뒤 원했던 부서로 배치가 되지 않거나 실제 직무가 달라 퇴사나 이직을 고민하는 친구들을 많이 봤다"며 "중소기업은 직원 한 명이 생산부터 마케팅까지 참여하는 경우가 많으니 다양한 분야에 흥미를 느낄 수 있고 직무이동 기회도 상대적으로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서지인(26세, 한양대 에리카 경영학부 4학년생) 씨는 "직원 한 명이 기획부터 제품·제작까지 SCM(공급망 관리) 전반에 관여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부서와의 협업도 많고 재미있는 업무가 많아 보였다"며 "중소기업으로 분류되는데도 인지도 높고 안정적인 사업모델을 구축한 기업이 의외로 많았다. 그간 중소기업에 대해 무지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