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도 '오들오들'…2Q 영업익 전망 줄하향

코스닥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비교적 큰 폭으로 하향조정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로 인한 내수 소비 침체와 삼성전자의 휴대폰 판매 둔화 등 코스피 시장의 실적 타격이 코스닥 시장에까지 전염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추정치가 있는 코스닥 상장사 51개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최근 두 달 새 10% 하향조정됐다.

조정폭이 가장 컸던 업종은 필수소비재였다. 필수소비재의 2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지난 6월1일 394억원에서 지난 27일 343억원으로 약 13% 낮아졌다. 정보기술(IT) 업종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 전망치가 11% 넘게 감소하면서 하락폭이 컸다. 이어 △경기소비재(-9.74%) △산업재(-7.40%) △의료(-0.47%) 등의 순으로 조정폭이 컸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애초 우려되던 메르스 타격이 코스닥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2개월 새 영업이익 추정치가 15%나 감소한 코스닥 시장 화장품 대장주 산성앨엔에스 (2,470원 ▼80 -3.14%)의 경우 면세점 매출 부진과 중국 정부의 개인통관 강화에 따라 2분기 매출액 자체가 기존 추정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전망치가 7%가량 감소한 CJ프레시웨이 역시 메르스 영향으로 인한 외부 활동 저하에 따라 증권사들이 하나둘 영업이익 추정치를 낮추고 있다.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이와 함께 코스피에 속한 대형주들의 실적 부진이 코스닥 시장까지 뒤흔들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원화 강세와 경쟁력 약화 등으로 인한 전방산업의 부진이 부품생산 등 하위 업체들에 대한 단가 압박 등으로 이어지며 실적을 끌어내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대차의 실적이 안 좋아지면 자동차 부품주 역시 실적 부진을 면하기 힘들다"며 "전방산업이 부진할 경우 수요둔화, 단가하락 등으로 후방산업에 압박이 갈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연결고리는 먼저 실적이 공개된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의 부품 계열사 삼성전기에서도 확인된다. 삼성전기는 전일 2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매출액 1조6981억원, 영업이익 80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모두 시장의 기대치를 밑도는 숫자다. 앞서 시장에서는 삼성전기가 삼성전자의 '갤럭시S6' 판매 호조에 따라 매출 1조9000억원, 영업이익 840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갤럭시S6'의 판매는 순조로운 모습이지만 폭발적인 상황은 아니다. 이 같은 상황이 부품 계열사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기 전체 매출에서 주요 거래처인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최대 58%에 달한다.

삼성전자와 삼성전기처럼 대형주들의 실적 부진이 부품 등을 생산하는 중소형주로 이어지며 코스닥 시장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코스닥 시장이 8월부터 시작되는 2분기 어닝시즌을 계기로 한 번의 조정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이 때문에 중소형주에 대해 다소 보수적으로 접근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배성영 현대증권 시장전략팀 수석연구원은 "코스닥의 경우 대형주의 부진 속에 상대적 매력도가 높아지며 급등한 측면이 있다"며 "어닝시즌에 돌입하면서 실적이 좋을 경우 차익실현 욕구가 생기고 실적이 나쁠 경우 밸류에이션이 도마에 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