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연준 성명서, 9월 금리인상 확신 2% 부족

“9월 금리 인상 가능성 높아졌지만 확신은 어렵다”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 내놓은 성명서에 대한 월가의 반응이다. 연준이 이번에도 특유의 모호한 화법으로 금리인상에 대한 명확한 신호를 주지 않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시장은 일단 금리인상 시점에 대해 종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평가를 내리는 분위기다. 성명서 발표 직후 주가지수나 환율, 국채 수익률 등의 움직임도 크지 않았다.

2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S&P500 지수는 전날보다 15.32포인트(0.73%) 상승한 2108.57을 기록했다. 다우 지수는 121.12포인트(0.69%) 오른 1만7751.39로 마감했다. 나스닥은 22.53포인트(0.44%) 상승한 5111.73으로 거래를 마쳤다.

연준은 이날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성명서에서 "일자리의 지속적인 증가와 실업률 하락 등 고용시장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록웰 글로벌 캐피탈의 피터 카르딜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성명서는 예상보다 더 매파적이었다”며 “고용시장의 진전과 부진한 물가상승률에 대해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택시장에 대한 평가를 약간 변경했고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놨다”고 평가했다.

UBS 웰스 매니지먼트의 알란 레쉬트샤픈 상무는 “연준은 미국 경제가 위기 상황에서 벗어났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금리를 정상화하길 원한다”며 “하지만 동시에 장기 금리가 너무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도 바라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금리인상이 양적 완화를 갑자기 중단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투자자들이 기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BC 글로벌 에셋 매니지먼트의 에릭 라스셀레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성명서는)다소 금리인상에 대해 매파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며 “하지만 시장은 유가 상승에더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날 연준 성명서가 다소 매파적(금리인상지지)이라고 판단하는 이유는 성명서의 문구가 변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고용시장 개선 정도를 설명할 때 '다소(somewhat)'라는 전제가 붙었지만 이번에는 이 문구가 빠졌다. 또 금리인상 전제 조건으로 언급했던 ‘고용시장의 추가적인 개선’이라는 말 앞에 '약간의(some)'라는 말이 추가됐다. 이미 고용시장의 개선이 어느 정도 이뤄졌기 때문에 약간의 개선만 있으면 금리인상 조건을 충족한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보야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더크 고티 수석 전략분석가는 “앨런 의장이 다시 온건한 성명서를 내놨다”며 “시장은 이를 환영했고 9월 회의 테이블에는 금리인상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애틀랜틱 트러스트 프라이빗 웰스 매니지먼트의 데이비드 도나베디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번 성명서에는 9월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신호가 전혀 없었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저스틴 라하트 칼럼니스트는 “성명서가 지난 6월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투자자에게 주는 메시지는 명확하다”며 “경제 상황에 실망스러운 변호가 없다면 연준은 연내 금리 인상을 할 것이며 9월은 매우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리인상의 변수는 역시 물가상승률이었다. 이번 성명서에서 2% 물가상승에 대한 합리적인 확신이 있어야 금리인상이 가능하다는 문구는 그대로 유지됐다.

일부에서는 중국 경제의 불안이 금리인상의 최대 걸림돌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이미 미국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물건의 상당수가 중국산 제품이어서 중국 경기 부진 여파가 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중국의 경기가 부진하면 원자재와 상품 수요가 둔화되고 이는 다시 글로벌 디플레이션을 가능성을 높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