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리' 삼성 휴대폰… "'노트'에 달렸다"

'갤럭시노트5'가 공개될 삼성전자의 ‘갤럭시 언팩 2015’ 초청장. 굴곡 이미지가 '엣지' 디스플레이를 암시한다./사진 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 휴대폰 사업이 2분기 기대 이하 실적을 내면서 하반기 성적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4월 전사적 핵심 역량을 결집해 출시한 '갤럭시S6' 판매가 당초 기대에 못미치면서 내달 출시할 프리미엄 패블릿(Phablet·대화면 폰) '갤럭시노트5'의 성공여부가 실적 회복의 핵심 관건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30일 발표한 올해 2분기 IM부문 영업이익은 2조7600억원. 전분기(2조7400억원) 대비 0.02% 소폭 늘어나는데 그쳤다. 매출은 26조6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 증가했다.

당초 시장에서 추정한 2분기 IM부문 영업이익은 3조원대 초반. 상반기 기대작이었던 '갤럭시S6' 효과에 힘입어 3조원대에 안착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갤럭시S6 출시에도 불구 중저가 제품 판매 감소와 마케팅비 증가로 실적 개선이 기대에 못 미쳤다.

'갤럭시S6' 판매도 출시 당시 예상치를 밑돌았다. 당초 업계에서는 2분기 '갤럭시S6' 판매량을 2000만~2100만대 가량으로 전망했지만 지난 6월 들어 1800만대 수준으로 낮춰잡았다.


'갤럭시S6' 연간 판매량도 출시 당시 5000만대를 넘을 것이란 예상이 많았지만 최근 들어 예상치가 4000만~4500만대로 눈높이가 낮아졌다.

지난 1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 대수는 8400만대를 기록하며 세 분기 만에 8000만대를 회복했다. 하지만 2분기에는 다시 7300만대 전후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삼성전자가 컨퍼런스콜에서 밝힌 2분기 전체 휴대폰 판매량은 8900만대. 전년동기 대비 6.3% 감소한 수치다. 이명진 삼성전자 전무는 "휴대폰 전체 판매에서 스마트폰 비중은 80% 초반대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효자 사업군으로 꼽혀온 휴대폰 사업이 과거 영광을 되찾으려면 하반기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 지난해 1·2분기 각각 6조4300억원, 4조4200억원을 기록하며 전사 실적을 견인해온 IM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1조7500억원으로 추락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조9600억원으로 늘며 바닥을 다졌고 올 1분기 2조7400억원으로 올라서면서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하지만 2분기 회복세가 주춤하면서 다시한번 도전에 직면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어려운 경쟁환경 속에서도 신모델 출시를 통한 라인업 강화로 스마트폰 판매를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프리미엄·중저가 신제품 출시를 통해 판매 확대와 수익성 개선을 추진하고 비용 효율화를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내달 하반기 전략 제품 대화면 스마트폰 '갤럭시노트5'가 출격한다.

애플이 9월 대화면을 장착한 차기 아이폰을 출시할 예정인 가운데 삼성전자는 이 보다 앞서 신제품을 선보여 시장을 선점, 패블릿 원조의 자존심을 지킨다는 계획이다. 기본 디자인과 사양이 '갤럭시S6엣지'와 비슷하면서도 화면을 키운 '갤럭시S6엣지 플러스'도 함께 내놓는다.

'갤럭시노트5'는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제품답게 다양한 기술을 총집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노트5' 공개를 앞두고 지난 28일 발송된 '삼성 갤럭시 언팩 2015' 초대장에는 흰 바탕에 굴곡을 넣은 검은색 직선의 이미지가 담겼다. '갤럭시노트5'의 외관을 암시한다. 굴곡이 엣지 디스플레이를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갤럭시노트5'에 엣지 디스플레이가 탑재 됐거나, 갤럭시S6엣지 플러스를 시각화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엣지 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노트엣지에 최초 탑재돼, 갤럭시S6엣지에도 사용됐다. 실험적으로 시도했던 '엣지'를 삼성 프리미엄 스마트폰만의 핵심 디자인으로 가져가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엣지' 타입 인기를 반영하고 대화면을 선호하는 중국 시장에서의 점유율 상승을 꾀하기 위해서다.

/자료:업계

'갤럭시노트5'는 또 메탈 재질의 배터리 일체형 디자인에 우측 하단에 노트시리즈의 핵심기능인 'S펜'을 장착한 것으로 추정된다. 후면 모서리도 곡면으로 마감해 세련미를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면은 5.7인치 QHD(2560×1440) 디스플레이에 엑시노스 7422 또는 7420 옥타코어 프로세서, 1600만 화소 후면 카메라, 500만 화소 전면 카메라, 4100mAh 배터리 등이 탑재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박진영 삼성전자 상무는 "기존 플래그십 모델을 포함해 하반기 신모델 출시가 평균판매단가(ASP)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3분기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적극 나서고 모델 믹스 개선을 통해 ASP가 유지 또는 증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분기 삼성 휴대폰 ASP는 220달러 중반대다.

'노트'와 '엣지'로 삼성이 하반기 승부수를 던지지만 시장 상황이 녹록치는 않다. 경쟁자 애플이 9월 말~10월 초 차기작 아이폰6S(가칭)를 내놓는다. 대화면을 장착한 '아이폰6S 플러스'도 함께 나올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노트5'의 선제공격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보겠지만 포화된 스마트폰 시장을 자극할 만한 하드웨어 혁신 없이는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를 자극하기가 쉽지 않다"며 "최근 중국 및 신흥시장의 전반적인 IT 수요 부진도 부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