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지난 둘째,할 것도 없는데…" 지자체 어린이박물관 비싸네

/사진=둘리뮤지엄 홈페이지 캡처

#6살짜리 첫째 아이의 유치원 방학을 맞아 최근 문을 연 ‘둘리뮤지엄’을 찾은 A씨는 비싼 입장료에 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둘째 아이까지 데려가려니 입장료만 2만원에 육박해서다. 이제 막 돌을 지난 둘째 아이가 가서 체험할 만한 것이 무엇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너무 비싸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지난 24일 개관한 ‘둘리뮤지엄’은 ‘아기공룡 둘리’를 주제로 한 캐릭터 박물관이자체험관이다. 입장료는 유아, 어린이는 7000원, 13세 이상 청소년과 성인은 5000원이다. 여기서 말하는 유아는 12개월이상이다.

#둘리뮤지엄의 입장료는 서울특별시 도봉구 둘리뮤지엄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로 정해졌다. 입장료는 개관전인 지난달 4일 조례가 개정되면서 정해졌다. 이전 조례에서는 12개월 미만 등 구체적인 입장료 규정이 없었다. 도봉구청 관계자는 “경기도 어린이 박물관 등 다른 어린이박물관 등을 참조해 입장료를 정했다”며 “구비로 운영해야 하는 것 등을 고려해 적절한 입장료를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어린이박물관내 36개월 미만 영아들을 위한 공간 '아기둥지' / 사진=경기도 어린이박물관 홈페이지

#둘리뮤지엄 입장료의 벤치마크인 경기도 어린이박물관의 입장료는 4000원이다. 12개월 이상부터 받고 있다. 지난해 4월1일부터 적용하고 있다. 영아들이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나서다. 경기도 어린이박물관은 지난해 3월 영유아를 위한 짐볼 등이 포함된 특별행사 ‘새싹들아 모여라’를 선보였고 4월1일부터 12개월 이상부터 입장료를 받았다. 그 전까지는 36개월 이상부터 받았다.

경기도 어린이박물관 관계자는 “재정적인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영아들이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난 이후 입장료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자치단체에서도 의견을 물어볼 때도 영아 체험 공간 없이 입장료를 받기 힘들 것이라고 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기도 어린이박물관의 입장료 규정은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달리 조례가 아닌 경기도 어린이박물관을 운영하는 주체인 경기문화재단 규정으로 정해진다. 조례가 지방의회에서 정해지는 반면 규정은 운영기관장의 의지대로 바꿀 수 있다. 지난해 경기도는 재정 자립도를 높이기 위해 지역에서 운영하는 박물관 등의 주차장 이용요금을 대폭 인상했다.

상상나라 / 사진=상상나라 홈페이지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어린이박물관이 모두 12개월 이상에게 입장료를 받는 것은 아니다. 서울시의 대표적인 어린이박물관이자 체험관인 서울상상나라는 36개월 이상에게만 돈을 받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36개월 미만 영아가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한 곳밖에 없어 36개월 이상에게만 입장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서울시가 언제까지 서울상상나라의 입장료를 36개월 이상에게 받을지는 미지수다. 경기도처럼 12개월 미만으로 낮출 수 있어서다. 서울시 관계자는 “36개월 미만 영어가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더 늘리면 12개월 이상도 입장료를 받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며 “하지만 시설확충 예산이 내년에 반영되지 않아 적어도 내년말까지는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사기업이 운영하는 대표적인 놀이공원인 롯데월드는 36개월 이상 어린이들에게 3만8000원의 요금을 받고 있다. 자유이용권 기준이다. 12개월이상도 요금을 받고 있지만 값은 1만2000원이다. 유아놀이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조건으로 입장만 하는 경우 무료다.

에버랜드도 36개월 미만은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 다만 유아전용시설을 이용하면 유아이용권을 구입해야 한다. 캐리비안 베이도 36개월 미만은 무료다.

롯데월드 영아 이용시설 / 사진=롯데월드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