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FOMC 차분히 끝났는데…코스피는↓

미국의 출구전략 일정에 대한 힌트를 줄 것으로 예상됐던 7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차분하게 끝났다. 일각에서는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매파적 입장을 취하지 않은 만큼 그 동안 FOMC 경계감에 불안한 흐름을 보였던 신흥국 증시가 다소 진정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시장은 장 초반 보였던 상승폭 마져 모두 반납한 채 약세를 보이고 있다.

30일 오전 10시56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13.57포인트(0.67%) 하락한 2024.05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2040.24(+0.13%)로 출발하며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심었지만 장 시장 30여분 만에 하락전환한 뒤 낙폭을 키워가고 있다.


이처럼 이날 증시는 개장전 형성됐던 차분한 FOMC 종료에 따른 증시 안정화에 대한 기대감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Fed가 금리인상에 대해 강하고 빠른 속도로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확산되며 FOMC 회의를 앞두고 경계감에 불안한 흐름을 보였던 신흥국 증시가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하기도 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29일(현지시간)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성명서에서 "일자리의 지속적인 증가와 실업률 하락 등 고용시장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특유의 모호한 화법으로 금리인상에 대한 명확한 신호는 주지 않았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9월 금리 인상에 대한 가능성이 유지되긴 했지만 확신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날 증시의 흔들림에 대해서는 Fed가 모호한 입장을 취하면서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Fed는 이번 성명에서 매파적 입장을 취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비둘기적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다만 이날 코스피의 하락은 상황이 좋지 않은 국내 기업 경기를 반영한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이날 일본 증시는 9월 금리인상 가능성에 엔화가 하락에 따른 수출주의 강세에 닛케이225지수가 1% 이상 오르는 모습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연내 금리인상이라는 큰 줄기에 대한 방향성은 변동이 없는 만큼 외국인들이 자금관리에 나서며 계속해서 돈을 빼는 상황"이라며 "더불어 2분기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좋지 않다 보니 내부적 우려까지 더해져 증시가 내림세를 보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환율이 미국의 금리인상과 정부의 통화 정책에 따라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7.1원 치솟은 1165.50원을 나타내고 있다. 이 때문에 향후 시장 대응 전략도 원화 약세에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수출, 대형주 위주로 짤 것을 조언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코스닥 지수는 코스피 대비 하락세가 도드라지는 모습이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9.11포인트(1.25%) 하락한 721.36을 나타내고 있다. 전일에 이은 2거래일 연속 1%대 급락세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위원은 "환율 환경 때문에 그 동안 힘들었던 대형주가 중소형주에 비해 상대적 강세를 보이는 등 최근 시장 흐름이 이날 FOMC 회의로 더욱 도드라지고 있다"며 "신흥국 시장에서 자금을 빼고 있는 외국인들도 환율 수혜가 예상되는 섹터에서는 덜 빼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상대적으로 그 동안 많이 올랐던 중소형주와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은 종목들이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