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3사 '시한폭탄' 해양플랜트…잔여물량만 '82조6700억'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현대중공업 (126,600원 ▼2,800 -2.16%)은 지난해 3조2500억원 영업손실을 발표하며 해양플랜트 손실을 모두 털었다고 했다. 그러나 올 1분기 1924억원, 2분기 1710억원 영업손실을 추가로 노출시켰다. 상반기 해양플랜트 영업손실만 3700억여원. 타 사업부문 영업이익으로 그나마 전사 손실폭을 줄일 수 있었다.

2분기 4조7509억원 영업손실을 털어낸 조선 3사가 해양플랜트 공포에서 벗어났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현대중공업처럼 예기치 않은 변수들이 상존해 추가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다수다.


◇조선 3사 해양플랜트 잔여물량 82조

30일 조선 3사에 따르면 업계 전체 해양플랜트 수주잔량이 금액 기준 708억달러(약 82조666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별로 △현대중공업이 208억달러(약 24조2860억원) △대우조선해양 (32,350원 ▼2,100 -6.10%) 254억달러(약 29조6570억원) △삼성중공업 (9,370원 ▼270 -2.80%) 246억달러(약 28조7230억원) 규모 물량을 보유 중이다.

조선사들은 전날 미래 손실분을 영업이익에 모두 반영하는 바람에 조선사별로 많게는 3조원대 영업손실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 말대로라면 2분기 바닥을 찍었다는 뜻이 된다.


그러나 업계 스스로 장래 불확실성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맏형격인 현대중공업만 하더라도 1분기 800억원 규모 영업손실에 이어 2분기 2900억원이 추가됐다. 해당 손실은 모두 예기치 못한 변수들 때문이라는 게 현대중공업 설명이다.

한 예로 카타르에서 진행 중인 해저파이프 설치(FAP 프로젝트)의 경우 현지 기상악화로 공사가 지연됐다. 고정식 플랫폼(BCP 프로젝트) 제작에서는 앞서 진행되던 해양플랜트들의 인도가 지연되는 바람에 야드를 확보하지 못해 손실이 발생했다. 어쩔 수 없이 말레이시아 현지에서 일부 공사를 진행하는 데 비용이 추가됐다는 것.

현대중공업은 이들 2개 프로젝트에서만 1000억원 손실을 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기상악화나 야드 여건이 꼬이는 등의 변수는 예측이 불가능해 실적에 미리 반영할 수가 없다"며 "해양플랜트 사업은 예상치 못한 손실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가 손실 의구심 떨치기 어려워"

업계 관계자는 "조선사들이 프로젝트별로 지금까지 손실을 참조해 예상 가능한 손실을 2분기 실적에 모두 반영한 것으로 안다"며 "예상을 벗어난 변수까지 반영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대우조선해양은 27억달러(약 3조1530억원)짜리 원유증설프로젝트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액 상당분을 이번 분기 실적에 반영시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착수하지 않은 프로젝트여서 예측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중공업의 경우도 시추선의 일종인 잭업리그(Jack-up Lig)에서 추가 손실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전망들이 나온다. 해당 프로젝트는 대우조선해양이 곤혹을 치른 극지용 반잠수식 해양시추선 송가리그(Songa Rig)와 매우 유사하다는 점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이 프로젝트에서만 1조원에 육박하는 손실이 발생했다.

전재천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해양플랜트 문제의 본질은 인도시까지 정확한 비용 산정을 하지 못한다는 점"이라며 "예상 가능한 손실을 모두 반영했다고는 하지만 추가 손실에 대한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