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중개사 자격 없이 '부동산 Cafe' 명칭 사용하면 위법"

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

대법원 청사 /사진=뉴스1

공인중개사 자격이 없는데도 'OO부동산 대표'라는 명함을 만들어 쓰고 '부동산 Cafe'라는 명칭을 사용한 광고물을 설치한 것은 위법하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51)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인천지법 합의부에 돌려보냈다고 31일 밝혔다.

공인중개사 자격이 없는 이씨는 지난해 1월부터 경기 김포시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OO부동산 대표'라는 명함을 만들어 쓰고 '부동산 Cafe'라는 광고물을 설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이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1심을 깨고 이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부동산'은 토지나 건물 등 움직일 수 없는 재산을 뜻하는 말로 부동산 중개나 그 사무소 라는 의미로 줄여서 사용되기도 하지만 본래 그와 같은 의미를 담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일반인이 'OO부동산 대표'라는 명함을 보고 이씨가 공인중개사 자격이 있다고 오인하거나 '부동산 Cafe'를 보고 공인중개사 자격으로 개업했다고 오인하게 된다고 보이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다시 다른 판단을 내놨다. 재판부는 "이씨가 설치한 간판에는 큰 글씨로 'OO부동산', 작은 글씨로 '김포 땅 강화, 주택, 공장매매/임대전문'이라고 기재돼 있다"며 "광고물에도 큰 글씨로 '부동산 Cafe', 작은 글씨로 '차와 부동산물건 직접거래 공간'이라고 기재돼 있다"고 밝혔다. 또 "이씨의 명함의 뒷면에는 '매매/임대'라는 제목 아래 '토지, 공장, 주택, 상가' 등이 기재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이같은 사실관계에 더해 '부동산'이라는 표현은 일상생활에서 '부동산 중개' 또는 '부동산 중개 사무소'를 줄여 뜻하는 말로 흔히 사용되고 있다"며 "이씨의 행위는 자신이 공인중개사인 것으로 오인하도록 할 위험성이 있어 보인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