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는 스타트업의 효과적 마케팅…"'이것'부터 분석해야"

30일 서울 광화문 서울창조혁신센터에서 열린 벤처창업가를 위한 2015 '엔젤투자자 네트워킹 데이'에서 신재은 퓨처플레이 CFO와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방윤영 기자

"저희 서비스는 20~30대 여성을 타겟으로 하고 있습니다. 어떤 마케팅 방법이 효율적인가요?"(이상윤 핫츠고 대표)

효율적인 마케팅 방안에 대한 스타트업의 질문에 신재은 퓨처플레이 CFO(최고재무책임자)는 "그 중 진짜 우리의 고객이 누구인지 분석해봤나요?"라며 되레 질문을 던졌다.


30일 서울 광화문 서울창조혁신센터에서 열린 벤처창업가를 위한 2015 '엔젤투자자 네트워킹 데이'에 참석한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고객을 유치하는 마케팅 방법에 대한 고민을 쏟아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근무, 영국 핀테크 분야 창업 등의 경력이 있는 신 CFO는 스타트업이 안고 있는 마케팅 고민에 대해 조언을 건넸다.

신 CFO는 "마케팅 방법을 찾기 이전에 자기 서비스의 고객이 누구인지 명확하게 세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핫츠고가) 해외 여행자 안전 서비스를 제공 중이라고 했는데 20~30대 여성 중에서도 안전에 민감한 사람들이 진짜 고객"이라며 "여행자 보험에 가입한 사람들이 모인 곳을 찾는 게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타깃 고객을 명확히 해야 효과적인 마케팅 방법을 찾을 수 있다는 것.

가장 대중적인 마케팅 채널인 페이스북 활용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신 CFO는 "가끔 페이스북 '좋아요'나 '공유' 건수를 올리는 데에만 몰두하는 스타트업이 있다"며 "실제 자사 서비스로 유입되지 않거나 구매가 이뤄지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궁극적인 이유가 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맛집 추천서비스 '망고플레이트'를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앱 다운로드 수 150만 건을 기록하고 67억 원의 투자를 유치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는 그동안 수없이 많은 마케팅을 시도한 결과다. 신 CFO는 "페이스북을 통해 홍보했는데 이용자 유입이 안 돼 다른 마케팅 채널을 사용해보고 홍보 콘텐츠를 바꿔보는 등 한 달 동안 마케팅에만 집중했다"며 "그러다 '이태원 맛집 톱 10' 등 순위를 정해주는 홍보 콘텐츠가 인기를 얻었고 이후부터 이용자수가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페이스북이 스타트업 마케팅의 정도(正道)가 아니라 자사 서비스에 맞는 마케팅 방법과 채널을 끊임 없이 실험해 가장 효과적인 것을 찾아내야 한다는 설명이다.

지나치게 제품·서비스 완성도에만 집착하지 말 것도 조언했다. 답은 언제나 시장, 고객에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스타트업이 정한 비즈니스 모델이 시장에서 통하는지 파악하려면 우선 시장에서 검증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비스가 출시되면 사용할 의사가 있는지,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지 먼저 검증을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제품을 완벽하게 개발한 뒤 출시하면 시장 반응을 알 수 없어 그야말로 성공 여부를 운에 맡기는 것과 같다는 것.

이어 "제품이 없어도 설문조사 등의 방법으로 시장의 반응을 충분히 알 수 있다"며 "투자자들에게도 제품 자체에 완성도 보다는 시장 수요가 있다는 지표를 더 중요시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