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신격호 지시서 공개… "신동빈 해임"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경영권 갈등의 중심에 서 있는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일본에서 29일 오후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비롯한 롯데홀딩스 이사진 교체 시도는 자신이 아닌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뜻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신 전 회장은 또 신 총괄회장이 신 회장을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서 해임한 후 자신을 롯데홀딩스 사장에 임명했다고 밝혔다.

신 전 부회장은 30일 KBS와의 인터뷰에서 신 총괄회장이 지난 27일 이사진 해임을 시도하기 하루 전인 26일 직접 작성하고 서명한 지시서를 공개하며 이 같이 주장했다.

신 전 부회장이 공개한 지시서에는 롯데홀딩스 이사회 7인 중 신 회장 등 6인의 이사를 해임하고 신 전 회장을 롯데홀딩스 사장으로 임명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신 전 부회장은 또 일본행에 동행한 이복누나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은 어느 누구 편도 아닌 중립이라고 밝혔다. 그는 "신 이사장은 단지 아버지가 걱정돼 동행했을 뿐 (이번 경영권 갈등에서) 어느 누구의 편에도 서 있지도 않다"고 말했다.

신 총괄회장은 지난 27일 신 전 부회장과 신 이사장 등을 대동하고 일본 도쿄의 롯데홀딩스 본사를 방문, 신 회장 등 이사진 6명의 해임을 발표했다. 이에 신 회장은 다음날인 28일 긴급 이사회를 소집, 신 총괄회장을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서 해임하고 명예회장으로 추대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이후 신 전 부회장과 신 회장간 경영권 다툼은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며 진실게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한편 한국 롯데그룹은 신 전 부회장의 주장에 대해 일부 친족이 고령으로 판단이 흐려진 아버지를 이용해 경영권을 빼앗으려는 시도라고 일축했다. 신 회장 등의 해임은 신 총괄회장의 뜻이 아닌 신 전 부회장을 비롯한 일부 친족의 강요 내지 설득에 따른 것이라는 주장이다.

롯데그룹은 평소 문서에 서명 대신 도장을 찍던 신 총괄회장이 지시서에는 서명을 했다며, 지시서가 총괄회장의 판단아래 이뤄진 것이 아니라는 반박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