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삼성전자 하락 예상하는 이유

삼성전자가 2분기 실적관련 경영설명회 컨퍼런스콜을 개최한 가운데 삼성전자의 추가 실적 하락을 예상하는 의견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IM(IT·모바일)사업부의 부진을 반도체가 만회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반도체 시장의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31일 오전 10시57분 현재 삼성전자 (76,300원 ▼2,300 -2.93%)의 주가는 전일 대비 2만4000원(1.98%) 하락한 119만1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0일에도 3.80% 하락 마감한데 이어 2거래일 연속 비교적 큰 폭의 하락세를 지속하는 모습이다.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는 시장의 기대치를 하회하는 2분기 실적이 꼽힌다. 삼성전자의 2분기 확정실적은 매출액 48조5000억원, 영업이익 6조9000억원으로 잠정실적과 유사했지만

시장에 충격을 준 것은 IM사업부였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잠정실적을 발표할 당시 IM사업부의 영업이익을 3조3000억원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전일 발표에 따르면 IM사업부의 2분기 영업이익은 2조8000억원으로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비록 전분기 대비 소폭(200억원) 개선된 수치지만 갤럭시S6 출시 효과를 기대했던 시장에는 실망감을 안기며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 자체를 점점 소멸시키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와 관련해 리포트를 낸 17개 증권사 중 교보증권, KB투자증권, 키움증권, KDB대우증권 등 41%(7개)가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하기도 했다. 특히 유안타증권은 목표주가를 143만원으로 내려 잡으며 140만원대가 등장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목표가로 140만원대가 등장한 건 지난 3월 이후 처음이다.

/그래픽=머니투데이

이제 시장에서는 반도체 사업부의 성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반도체 사업부는 2분기 3조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삼성전자 2분기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3조1000억원을 상회하는 수치다.

삼성전자 역시 반도체 사업부를 앞세워 실적 기대감을 되살려보려 하고 있다. 전일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는 이르면 3분기 3세대 V낸드를 출시할 것이라고 밝히며 부품 공룡의 귀환을 예고했다. 실적 호조를 보이고 있는 반도체 부문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를 바라보는 증권가의 반응은 엇갈린다. 삼성전자는 20나노 DRAM 확대와 V낸드 및 10나노급NAND 비중 확대를 통해 업계 내에서 가장 높은 수익성 개선을 보이고 있어 반도체 부분의 실적 성장이 예상되긴 하지만 반도체 업황 자체가 PC출하량 감소, 스마트폰 성장세 둔화 등으로 좋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까지 반도체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경쟁 심화까지 예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반도체 사업을 키울 경우 산업 구조 자체에 지각변동이 생길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인텔과 마이크론이 낸드보다 1000배 빠른 차세대 메모리를 발표하면서 내부 경쟁 자체도 심화되는 분위기다. 전일 SK하이닉스 (170,600원 ▼9,200 -5.12%)의 주가 급락도 이 같은 상황에서 삼성전자까지 반도체 사업 강화를 얘기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업황 전망 자체가 밝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에 이어 삼성전자까지 선전포고에 나서고 있다"며 "변동성이 높아지는 만큼 이익을 챙기지도 못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손절하고 나가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